[새책] 얘들아, 같이 흑백사진 볼래?… '사진관집 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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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얘들아, 같이 흑백사진 볼래?… '사진관집 상구'

유애로 지음 | 유석영 사진 | 보림

  • 승인 2018-08-06 10:06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사진관집 상구
 보림 제공
책 표지의 커다란 카메라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요즘 아이들이 보면 무엇을 먼저 떠올릴지 궁금한, 위아래로 렌즈가 두 개 달린 옛날 필름 카메라다. 그 옆에서 한 아이가 사진을 매달고 있으니 사진을 찍는 기계라는 건 짐작할 지도 모르겠다.

《사진관집 상구》는 흑백사진과 컬러 그림이 함께 펼쳐지는 동화책이다. 애초에 회색이었겠지만 빛을 받아 노란 빛을 띠는 옛 사진 속, 주인공 상구가 강아지 바둑이와 함께 있다. '얘들아, 내가 옛날이야기 하나 해 줄까?'로 조곤조곤 말을 건네는 책은 페이지를 넘기는 독자들을 오륙십 년 전 충남 강경의 풍경으로 데려간다. 어린 상구는 뒷마당에서 민들레꽃처럼 노란 병아리를 감싸 안았고, 불빛에 놀라 눈을 깜박거리며 초등학교 입학 기념사진을 찍었다. 산신령처럼 수염을 기른 외할아버지와 수박을 먹던 모습, 운동회 날의 기마전, 포구 가득 널려있는 생선 등 1960년대 모습들이 생생하다.

책에 담긴 사진은 전부 강경의 사진가 유석영이 찍었다. 유석영은 일본 도쿄에서 사진학교를 졸업하고, 1941년에 논산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사진관을 열었다. 1985년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강경에 거주하면서 강경 일대의 초·중·고교의 앨범을 제작하고 마을의 생활상을 사진으로 담았다.

유석영의 딸이자 강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유애로 작가는 특유의 다감하고 아기자기한 솜씨로 오래된 사진에 숨을 불어넣어, 그때 그곳의 이야기를 지금 우리 눈앞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이야기로 만들어냈다. '아버지와 함께 만든 책'인만큼 어린 독자와 어른 독자가 함께 이야기 나누며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의미를 더한다. 그 독서의 순간 역시 한 장의 사진으로 남기고 싶을,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줄 것이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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