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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우편배달을 하는 미쿠라에게 어느 날 '에레키테 섬의 아멜리아 님께'라는 문구가 적힌 수수께끼의 짐이 도착한다. 그는 할아버지가 유품으로 남긴 기록 속에서 실체는 없으나 소문만 무성한 섬에 대한 이야기를 발견한다. 크기가 매우 작다는 것, 3년 주기로 태평양을 이동한다는 것 외에 알려진 바도, 다녀온 사람도 없는 환상의 섬 에레키테. 그는 결국 복엽 비행기를 타고 그 섬을 찾아 나서고, 3년을 헤맨 끝에 마침내 상륙한다.
『모험 에레키테 섬 2』의 주인공이 보낸 3년은 실제 작가 츠루타 겐지에겐 6년의 시간이었다. 일본에서 2011년 말 출간된 1권 이후, 독자들이 잊어버릴 만큼의 시간이 지난 후에 나온 단행본 2권이다. 스크린톤 없이 100% 펜 작업으로 이루어진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풍경, 섬세한 드로잉, 몽상가 기질이 다분한 엉뚱 발랄 여성 캐릭터, 낡은 복엽기에서 묻어나는 SF 취향까지. 『모험 에레키테 섬 2』에는 츠루타 겐지 특유의 매력이 모두 담겨 있다.
미쿠라가 탐험하는 거리의 경치, 대사 없이 펼쳐지는 컷들의 아름다움이 시선을 한참 머물게 한다. 이번 책 역시 독자들에게 기다림을 남기며 끝난다. 그러나 일상을 잊게 할 모험과 환상적인 풍광이, 다음 재회가 더 낭만적일 거라 기대하게 한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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