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그동안 암묵적으로 이뤄지던 개인 간 임차권 거래를 전면 금지했기 때문이다.
대전시 역시 점포 임차권 거래가 불법임을 알았음에도 상인과의 갈등을 이유로 묵인했지만, 상인회 재위탁 기간만료가 1년도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역전지하상가 |
서울시가 조례를 개정한 이유는 ‘임차권 양수·양도 허용 조항으로 불법권리금이 발생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임차권리를 양도·양수하는 것은 상위법인 공유재산·물품관리법에 위반된다는 행정안전부 유권해석 때문이다.
대상은 을지로와 명동, 강남, 영등포 등 지하상가 25곳에 있는 점포 2700여곳이다.
조례 시행에 따라 상인들은 권리금을 받고 임차권을 팔 수 없다. 임대계약을 중도 해지할 때는 위약금을 물어야 하며, 빈 점포는 사적 거래가 금지되고 경쟁입찰로 새 주인을 찾게 된다.
상인들의 집단 반발은 오래전부터 계속돼왔다. 권리금을 주도 들어왔는데, 나갈 때는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전은 물론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지하상가 대부분은 민간이 도로 하부를 개발해 조성한 상가를 장기간 운영한 뒤 되돌려는 기부채납 형태(수익형 민자사업) 방식으로 생겼다.
다시 말해, 지하상가는 엄연한 공유재산이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아니라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이 적용된다. 공유재산 중에서도 행정재산에 속해 양도·양수는 애초부터 불가했다.
행정기관으로부터 사용수익허가권을 얻은 상인만 장사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사정상 영업을 중단할 경우 사용수익허가권을 반납하고, 자치단체 또는 자치단체로부터 관리운영권을 위탁받은 상인회는 다른 상인에게 허가권을 주면 된다. 권리금이 오가는 개인 간 거래(전대, 임차권)는 금지돼 있다.
중앙로지하상가 |
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는 역전지하상가(210여개 점포)는 2001년 1월부터 2017년 3월 27일까지 모두 590회의 양도·양수가 이뤄졌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600개가 넘는 (사)중앙로지하상가는 더 심각하다. 중앙로지하상가는 매월 40억여원의 임대료는 내는 조건으로 2019년 7월 5일까지 위탁 관리를 맡은 상태다. 위탁 기간 만료를 앞두고 대전시가 서울시처럼 전면 금지와 경쟁입찰제를 들고나올지, 아니면 다른 묘안으로 상인과의 갈등을 해결할지 관심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상위법 문제도 있고 상인들의 생존권 문제도 있어 여러 해법을 찾고 있다”며 “전국적인 문제라 보니 정부 차원에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