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부터미널 기능 상실]시간당 이용객 30여명… '시내버스 정류장?'

  • 경제/과학
  • 건설/부동산

[서남부터미널 기능 상실]시간당 이용객 30여명… '시내버스 정류장?'

하루 이용객 500명 남짓… '무늬만 터미널' 전락
"올 손해액 3억원 넘길듯" 주변 슬럼화도 빠르게 진행

  • 승인 2018-07-30 18:00
  • 신문게재 2018-07-31 1면
  • 원영미 기자원영미 기자
텅빈 매표소 앞 전경
여름 휴가철이지만 승차권을 사려는 사람도 없이 텅빈 서남부 터미널 오전 풍경
한 곳만 열려있는 승차권 발권창구에 줄을 서 있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은 단 1곳뿐이다. 그중 번듯해 보이는 곳은 편의점이 전부였다. 고장 난 화장실 손잡이는 뚫린 구멍으로 끊을 연결해 놓기도 했다.

40도에 육박하는 불볕더위가 덮치는 여름날, 그나마 터미널 내에서 냉방이 되는 대합실에는 두 사람이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대전 중구 유천동 465-1번지에 4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서남부터미널의 오전 풍경이다.

서남부터미널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상. 이용객 없는 도심 속 폐허

중. 버스회사는 떠나고 상권도 붕괴

하. 터미널 축소하고 활용방안 모색 필요



1979년 세워진 서부터미널, 지금은 '서남부터미널'로 이름을 바꿔 운영하고 있다. 처음 운영을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부지 1만 5085㎡·건축 전체면적 7424㎡의 대전 최대규모 터미널이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8000명에 달할 정도였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서남부터미널은 '터미널 기능'을 빠르게 상실해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불거진 대전 서부시외버스터미널의 부실 경영으로 인해 승차권 매표대금이 운수사업자에 제대로 지급되지 못하면서 시작된 악순환이 원인이다. 이후 서부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노선들이 잇따라 유성정류소나 용전동 복합터미널로 빠져나가면서 더 심각해졌다.

대합실은 기다리는 사람이 2명뿐이다
TV가 나오는 대합실엔 기다리는 승객은 2명 뿐이다.
결국 서부터미널은 2011년 경매시장에 나왔고, 새로운 사업자가 2017년 1월부터 터미널 운영에 들어갔지만, 경영난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터미널 운영자인 (주)루시드 관계자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700만원 수준이다. 138억원이 넘는 경매가에 비하면 투자 대비 수익이 0.2%에 불과하다"며 "심지어 올해는 예상 손해액이 3억1000만원(-2.29%)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어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급속한 이용객 감소가 이를 뒷받침한다.

올 1월~5월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은 500명 남짓에 불과하다. 시간 단위로 환산하면 30명을 갓 넘어 그야말로 '시내버스 정류장' 수준이다. 올 5월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은 535명에 불과하다. 무려 15분의 1로 줄어들었다.

현재 12개 노선이 하루 164차례 운행을 하고 있는데, 대부분 노선은 공주와 보령, 서천, 논산, 연산 등 충청권에 집중돼 있다. 다른 지역은 전북 전주, 군산 2곳만 하루 2차례씩 운행하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도 수요가 좀 있는 지역이 보령과 서천 노선인데, 용전동 복합터미널에서도 이용할 수 있어 교통편이 좋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지는 서남부터미널은 외면당하고 있다.

수익창출을 위해 지난 4월 10일부터 인천공항 노선을 하루 4회 신설했지만 실제로 이용하는 승객은 많지 않다. 인천공항 노선이 있는지도 모르는 시민이 대부분이다.

새벽 시간에는 인적은 더 뜸하고 어두운 데다, 발권창구도 열리지 않아 자동발매기를 이용해야 하는 등 불편이 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변의 상권쇠락은 물론 슬럼화가 진행되면서 터미널 주변은 야간엔 지나다니기도 힘들 정도다.

서남부터미널 인근에서 20년째 장사를 하는 상인 김모 씨(60대)는 "터미널 주변은 어느 도시라도 사람이 모여들기 마련인데 서남부터미널은 여기까지 오는 시내버스도 거의 없어 사람이 찾지도 않는다. 장사해도 손해만 나고 있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원영미 기자

손님이 없어 3곳중 1곳만 여린 매표창구
손님이 없어 1곳만 열려있는 매표창구
임대하려는 수요가 없어 셔터가 내려진 상가
임대 수요가 없어 셔터가 내려져 있는 상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1.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2.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3.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4.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5.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