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대기업의 민간자본을 유치해 성공적으로 개발했거나, 진행 중이지만, 대전역세권 사업은 10년 동안 외면받고 있다.
대전역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역세권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곳이다.
코레일과 철도공단 등 철도 공공기관 본사가 대전에 뿌리내린 지 오래지만, 대전역 인근 개발예정지는 피폐된 곳으로 전락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핵심은 사업시행자인 코레일의 ‘대전 홀대’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대전역을 제외한 주요 광역 단위 역은 이미 민간자본을 유치해 상권 개발을 완료했다.
서울역은 한화와 롯데, 용산은 현대, 영등포역은 롯데, 수원역은 애경, 대구역은 롯데, 동대구역은 신세계와 손을 잡았다.
신세계가 총사업비 571억원을 투입한 동대구역을 보면 대전역세권 개발은 더욱 간절해진다.
동대구역세권은 올해 상반기 지가상승률 전국 1위에 올랐다. 1년 사이 3.26%가 오르면서 전국 평균 1.67%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역세권 개발로 신세계백화점과 아웃렛이 들어오면서 상권의 가치가 달라진 대표적인 결과다.
수원과 영등포역, 대구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수십 년 전부터 역세권 상권이 형성되면서 유동인구는 물론 역 주변 상권의 가치는 대전과 판이하다. 모두 대기업이 참여하면서 바꿔놓은 변화다.
역세권 개발은 철도시설 정비와 함께 역 주변 상권을 중심으로 생활문화를 형성하는 사업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역의 기능을 활용해 기차, 지하철, 고속버스, 시내버스, 택시가 한 곳에서 연결되는 복합환승센터를 만드는 것이 1차. 여기에 민간자본을 유치해 판매와 상업시설을 갖추고 또 역 주변을 정비하는 것이 역세권 개발의 중심 내용이다.
그러나 코레일이 그동안 보여준 행보에서 노력을 찾기가 어렵다. 사장 6명이 바뀌고, 10여년이 흐르는 동안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은 멈췄다. 다른 도시의 역세권 사업과 대조적이다.
자치단체 관계자는 “추진 과정에서 여러 난제가 있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라고 했고, 지역경제계 관계자는 “코레일과 철도공단이 입주한 쌍둥이 빌딩에서 주변을 내려다보면 말이 나오지 않을 지경”이라고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대전역세권 개발만 유독 늦어진 건 사실이라며 하반기 민자 공모 등이 성공적으로 추진돼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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