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백세희 | 흔 | 208쪽 | 1만3800원
'애매하다'라는 말이 있다. 그야말로 요즘 현대인들을 한마디로 나타내주는 단어다. 자신이 행복한지 우울한지 정확한 상태를 딱 말할 수 없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요즘 많은 이들이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엔 익숙하지만 어두운 부분은 감추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알아야 할 한 가지는 마음 한 구석의 우울을 못 본 척해서는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다는 사실이다.
가벼운 감기가 몸을 아프게 하듯 가벼운 우울도 우리의 정신을 아프게 한다. 이제는 별일 없이 사는데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빈 공간과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동안에도 울적한 마음 한구석에 대해서 직접 표현해야 한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기분부전장애(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가진 저자와 정신과 전문의와의 12주간의 대화를 엮은 책으로,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속은 곪아 있고 우울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며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불완전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사적인 이야기가 가득하지만 어두운 감정만 풀어내기보다는 구체적인 상황을 통해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하루 종일 우울하다가도 아주 사소한 일로 한 번 웃을 수 있는 게 삶이라는 믿음을 심어준다.
최고은 기자 yeonha6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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