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동안 부임하는 사장마다 약속을 남발했지만, 6명의 사장이 거쳐 가는 동안 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업 성패의 핵심인 자본력 확보를 위한 대기업 유치에 코레일이 나섰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할 정도다.
대전역세권 개발사업 예정지. 사진=이성희 기자 |
2008년과 2015년 코레일이 주도한 민간사업자 공모는 '참여 기업 없음'이라는 오명 속에서 매번 무산됐다.
2008년 공모는 국내외 경제여건 악화와 자금 조달이 문제였다. 여건이 다소 좋아졌던 2015년 공모 역시 엎어졌다. 당시 2~3개 대기업이 참여할 것이라는 설이 돌았지만, 코레일은 공모 결과와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도 내지 않은 채 사업은 무기한 연기됐다.
말 그대로 코레일은 공모만 담당해왔다. 2008년과 2015년 무산됐지만, 대기업 참여의 핵심인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보인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선 대기업의 참여가 필수지만, 설득과 설명을 통한 노력에 소홀했다는 게 중론이다.
자치단체 관계자는 “대기업도 참여할 여력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지만, 우리도 그렇지만, 코레일도 대기업과 접촉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누구를 탓하기보단 민자 유치 노력에 소홀했다는 건 우리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 기간 모두 6명의 사장이 교체됐고 오영식 사장이 7번째다.
2008년 처음 공모에 나섰던 강경호 사장은 인사청탁으로 구속됐고, 허준영 사장은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중도에 사퇴했다. 이어 정창영 사장은 1년 4개월 여 만에 물러났고, 최연혜 사장 역시 총선 출마를 위해 그만뒀다. 홍순만 사장 때에도 대전역세권 개발사업 절차는 중단됐었다.
모두 부정부패나 선거 출마를 위해 떠나면서 현안사업 중 하나인 대전역세권 개발은 단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3년 만에 다시 기회가 왔다. 이번엔 오영식 사장이 나섰다. 대전시와 동구청, 중구청, 지역상인회 등도 함께 힘을 모으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사업자인 코레일의 의지라 할 수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민자유치 공모는 연말로 계획돼 있다”며 사전설명회와 준비를 통해 공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다른 지역의 역세권 개발에는 신경을 써온 만큼, 대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며 “KTX 승무원 복직 등 굵직한 문제도 해결했듯이 민자 유치에도 성과를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코레일은 대전역세권 개발 사업의 핵심구역인 복합 2구역의 85% 수준인 2만7740㎡를 소유하고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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