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 남북단일팀 네 팀이 깜짝 구성돼 경기에 출전했다. 남자복식 이상수-박신혁, 여자복식 서효원-김송이, 혼합복식 장우진-차효심, 유은총-최일이 그 주인공이다.
남북단일팀은 대회 개최를 이틀 앞두고 급하게 구성됐다. 이를 두고 연습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호흡과 팀워크를 발휘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단 2~3시간의 연습시간에도 불구하고 서효원-김송이, 유은총 최일 조는 예선을 통과했다.
시드를 받은 이상수-박신혁 조와 상대의 기권으로 부전승을 한 장우진-차효심 조는 자동으로 본선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단일팀 중에선 유일하게 장우진-차효심 조는 혼합복식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국제탁구연맹(ITTF) 대회에선 1991년 지바세계선수권 현정화-이분희의 여자단체전 이후 27년 만에 정상에 오르는 쾌거다.
이들은 짧은 연습시간에도 불구하고 발군의 팀워크를 선보이면서 중국 왕추친-슌잉사 조를 세트스코어 3대1로 꺾었다.
남자복식 이상수-박신혁 조는 8강에서 중국 랑지쿤-얀안 조를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하면서 기대를 모았으나, 4강에서 홍콩 호콴킷-웡춘팅 조에 0대3으로 완패하면서 동메달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는 4강에서 탈락하면 공동 3위로 동메달을 획득한다.
서효원-김송이 조는 등장부터 관심을 모았다. 세계랭킹 13위와 올림픽 동메달리스트가 만나면서다. 이 조는 예선에서 20분도 채 안되는 시간에 상대를 3대0으로 잡아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들은 16강에서 중국 1,2위 주율링-왕만유 조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2대3으로 석패했다.
유은총-최일 조는 예선에서 명승부로 박수를 받은 바 있다. 이들은 스페인 조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선보이며 세트스코어 3대2로 본선에 진출했다. 이 조는 본선 16강에서 한국 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이상수-전지희 조를 만나 1대3으로 패배하며 혼합복식 경기를 마감했다.
이번 단일팀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은 북측 선수단과의 호흡에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다음 기회에서도 만나서 함께 경기를 치르며 서로의 기술과 실력을 공유하고 싶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대회를 마치고 김택수 한국 남자 선수단 감독은 "처음에 선수들끼리 서먹서먹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장난도 치고 대화도 많이 하면서 호흡을 잘 이었다"며 "스포츠란 매개체로 남북 교류가 앞으로도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주정철 북한탁구협회 서기장 겸 북측 선수단장은 "이번 대회에서 단일팀이 큰 성과를 거뒀다. 우리는 갈라질 수 없는 한 핏줄"이라며 "마음과 마음이 합쳐질 때 그 힘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뜨겁게 느꼈다"고 전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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