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단일팀 혼합복식 장우진-차효심 '우승'… 만리장성 넘었다

27년만에 남북단일팀 우승 '쾌거'
김택수 "가슴 뜨거워지는 경기였다"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남북단일팀 장우진-차효심 조가 우승을 차지했다. 조훈희 기자

탁구 남북 혼합복식 단일팀이 중국 만리장성의 벽을 뛰어 넘었다.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혼합복식 결승전에선 남북단일팀 장우진-차효심 조가 중국 왕추친-슌잉사 조를 세트스코어 3대1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장우진-차효심의 우승으로 남북단일팀은 국제탁구연맹(ITTF) 대회에서 27년 만에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1991년 지바세계선수권 여자단체전에선 현정화-이분희가 우승한 바 있다.

장우진-차효심 조는 1세트에서 5:11로 패했지만 2세트부터 공격적인 운영을 통해 상대팀을 압도했다. 장우진과 차효심의 손발도 맞아 들어가자 중국은 실수를 연발하면서 2세트에서 11대3으로 잡아냈다.

이어지는 3세트에서도 분위기를 유지했다. 초반부터 연속 득점을 선보이면서 11대4로 세트스코어를 잡아냈다. 이후 4세트에선 4대5로 밀린 상황에서도 호흡을 선보이면서 11대8로 역전에 성공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두 선수는 예선에서 부전승으로 진출하면서 경기를 치르지 않아 서로 호흡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더 호흡이 좋아지더니 결승전에서 발군의 팀워크를 보였다.

김택수 한국 남자 선수단 감독은 결승 후 인터뷰에서 "(장)우진이와 (차)효심이가 친근감 있게 연습했고 호흡이 잘 맞춰지더니 센스 플레이와, 배짱 있는 플레이가 나왔다"며 "우승 전까지 '된다, 되네'했는데 진짜 돼서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말했다.

경기 후 장우진은 "역사적으로 아직까지 믿기지 않고, 드라마 같은 일이 현실로 벌어졌다. 인생에서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싶다"며 "이슈가 많이 되면서 꼭 (차)효심이 누나와 우승하고 싶었는데 우승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훈희 기자 chh7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