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형식적 자원봉사 지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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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형식적 자원봉사 지양해야

양동길 / 시인, 수필가

  • 승인 2018-07-20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폭염이 지구촌을 달구고 있습니다. 밤잠 설치기가 일쑤지요. 뭐 시원한 일이라도 있으면 더위가 반감되겠지요? 기쁘거나 즐거운 일이 시원한 일 아닐까요? 기쁜 일은 몰라도 즐거운 일은 만들면 될 것 같아요.

'자원봉사'라는 말이 있지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일하는 제반 활동을 이르는 말입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에 대단한 활력소가 되지요. 스스로 남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이요, 그를 통해 본인 또한 더 큰 즐거움을 얻게 됩니다. 자기만족욕구를 충족시키는 행위이니, '자원활동'이라 하자는 주장도 있더군요. 그러나 그를 봉사라 한다, 탓할 사람은 없겠지요. 기본적 욕구 뒷전에 밀어두고, 평생 남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기본적 욕구 충족과 달리 자원봉사 활동은 정신적 풍요를 가져다주지요. 그 즐거움을 아는 사람은 자연스레 자원봉사 활동을 지속합니다. 다니다 보면 동일한 자원봉사자를 여기저기서 만나게 됩니다. 봉사 역시, 하는 사람이 한다는 말이 되겠지요.

때로는 물질적인 보상이나 경력 쌓기, 마일리지 적립 등 보상 받기 위해 활동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격려차원은 몰라도 대가성 보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생각합니다. 그런 활동 역시 바람직하지 않겠지요. 자원봉사자를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단체도 생기고 있더군요. 무보수성이 깨지면 자원봉사라 하기 어렵지 않을까합니다.

과거 보도 자료 살피다보면, 남을 돕는답시고, 사진 몇 장 찍고 가는 경우도 다반사였습니다. 우월감에 헛소리 뻥뻥하기도 하였지요. 거만 떨기도 하였습니다. 갑질이나 과시는 금물이겠지요. 겸손한 태도와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봉사가 되겠지요.



장소나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경우도 많겠지요. 자원봉사자를 필요로 하는 곳이나 활동 내용을 적시한 문서가 많이 있습니다. 봉사에 대한 약간의 관심만 가지면 쉽게 알 수 있답니다.

거창하게 휴머니즘이니, 사회연대의식이니 운운하기도 하지만, 봉사는 사랑의 실천이자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는 일입니다. 그것도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 상대적 차이나 소유 유무지요. 내가 만족할 만큼 가진 다음에 나눌 것은 없습니다. 사람에게 만족이란 존재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부족한 줄 알지만 조금이라도 상대 보다 더 많이 가진 것을 나누는 일이 봉사입니다.

봉사에 이론이 중요할리 없겠으나, 예전에 봉사에 대해 정리해 본 일이 있답니다. 굳이 활동 내용을 구분하자면 크게 노력봉사, 재능봉사, 재물봉사가 있지요. 노력봉사는 그야말로 몸으로 하는 봉사입니다. 재능봉사는 기술을 포함한 특별한 재능을 나누는 것입니다. 재물봉사는 가지고 있는 재화를 나누는 것이지요. 노력봉사나 재능봉사는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재물봉사는 재물만 있으면 가능하지요.

어느 모임에서 시설을 방문하여 봉사활동 하자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십시일반十匙一飯 일정액 돈을 거두어 기부하고 재능봉사를 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안타깝지만, 나눌만한 것이 아니면서 나누자는 것이었지요. 남들 봉사하는 것이 좋아 보이니까 우리도 한 번 해보자는 내용이었어요. 처음부터 잘 할 수야 없겠지요. 시작이 소중하다고 생각은 합니다. 그렇다고 봉사 대상을 고려하지 않고 하는 행위는 삼가야 합니다. 자기만족으로 끝나서는 안 되겠지요.

문화예술의 양극지향성에 대해 많이 언급했습니다. 좋은 것은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을 지속하지요. 자꾸 고품격이 된다는 말입니다. 봉사 대상기관이나 대상도 많은 봉사자나 문화를 접합니다. 자기도 모르게 비교하게 되지요. 그렇다고 항상 최고급 문화예술이나 없는 재능을 제공할 수 없겠지요. 문제는 진솔한 마음과 정성입니다. 억지춘향이나 형식적인 행위가 감동을 줄 리 없습니다. 지극한 정성이면 보는 이 스스로 감명 받습니다. 그야말로 기쁨과 즐거움, 행복을 공유하는 것이요, 나누는 일이지요.

지난해 죽음을 앞둔 한 시인을 위해 시낭송회를 했던 일이 있습니다. 성대하거나 대단한 볼거리를 제공한 것은 아니었지요. 호스피스병동 작은 방, 시인과 공연자 십여 명이 다였습니다. 시인이나 공연자 모두 감격이자 감동이었습니다.

필자는 어디 소속으로 활동하기보다 구색 맞추기나 대타를 많이 합니다. 나름 많은 활동을 하지만, 크게 봉사라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하다보면, 기관의 시설이나 태도에 불평불만도 많고, 형식에 의존하는 경우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전문 공연장이 아니니 공연 시설이 미흡한 것은 당연하지요. 기관이 대접할 사람은 수용자이지 자원봉사자가 아닙니다. 보여주기 위해선가요? 마음이 닿지 않거나 마음이 없는 자원봉사 할 이유가 없지요. 기껏 봉사한다는 것이 대상에게 상처가 되거나 부담이 되어서야 되겠습니까?

양동길 / 시인, 수필가

양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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