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 핫셀에서 몰리브덴을 분리하고 있다. |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은 핵의학 영상진단에 사용하는 Tc-99m(테크네튬-99m, 이하 테크네튬)의 원료인 Mo-99(몰리브덴-99, 이하 몰리브덴)의 핵분열 생산공정 실증에 성공했다.
원자력연 동위원소연구부 이준식 박사팀은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를 이용해 우라늄이 원자로에서 핵분열 반응을 일으킬 때 생성되는 극미량의 Fisson Mo-99을 고순도로 정제하고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핵분열 몰리브덴은 공정 특성상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비방사능이 높아 주요 동위원소 생산국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연구원 동위원소 생산시설에서 일반 몰리브덴을 일부 생산했었지만, 비방사능이 낮고 소량 생산만 가능해 고성능의 핵분열 몰리브덴을 자체 생산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해 왔다.
방사성동위원소는 비방사능이 높을수록 적은 양으로도 동일한 방사능을 낼 수 있어 의료 현장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특히 몰리브덴은 반감기가 66시간에 불과해 비방사능이 높아야 장기 운송이나 보관이 가능하다.
몰리브덴은 벨기에, 네덜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캐나다 5개 국가에서 거의 독점 공급하고 있다. 호주를 제외한 4개국이 50년 이상 노후 된 원자로를 사용하고 있어 운영 정지로 인한 수급 불안이 상존한다.
실제 캐나다가 2016년 원자로 운영을 중단해 전 세계적으로 몰리브덴 부족 사태가 발생한 바 있어 현재도 주요 공급국인 남아공의 생산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원자력연구원은 이번 실증으로 핵심 의료용 동위원소인 몰리브덴 생산기술 국산화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부산 기장에 건설 중인 수출용 신형 연구로를 이용해 고품질 동위원소를 생산하게 되면 국내 수요는 물론 수출 물량까지 충당할 수 있게 된다.
하재원 원자력연구 원장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기장 수출용 신형 연구로에 도입하면 매년 천억원 이상의 수입 대체 및 수출 효과가 기대된다.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국민 건강 증진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