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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대흥동의 한 카페는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를 위해 최근 서울의 한 미술품 대여 업체로부터 그림 3점을 빌려 매장에 전시했다. 처음에는 대전에서 빌리려 했지만 지역에서는 미술품 대여 업체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이 카페 사장은 서울의 업체에서 그림을 구해야 했다.
현재 서울의 미술품 대여 기업들은 지역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전국적 미술품 대여 서비스를 홍보하는가 하면 지역에 지사를 세우기도 한다. 서울 소재 미술품 대여 기업 픽아트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사업망을 넓혀 왔다"며 "지역의 카페, 병원, 가정집 등에서 의뢰가 많이 들어와 장거리 운송 서비스도 갖췄다"고 말했다.
서울의 또 다른 미술품 대여 기업 오픈갤러리 관계자는 "과거에는 서울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미술품 대여 수요가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미술품 대여업이 향후 수천억 원대 시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대전에서도 미술품 대여 수요가 적지 않다. 현재 세종과 대전의 정부부처와 기관, 연구소들은 정부기관인 미술은행으로부터 대부분의 작품을 빌리고 있다. 미술은행 관계자는 "전국 200여 개 정부부처와 기관에서 2000여 점 이상의 작품을 대여하고 있다"며 "대전과 세종의 정부청사에만 해도 수많은 작품이 나가 있다"고 밝혔다.
미술은행뿐 아니라 일반 기업도 정부기관에 미술품을 대여할 수 있다. 픽아트 관계자는 "대전의 한 정부기관에 미술품을 대여하고 있다"며 "그밖에 대전의 카페나 가정집에서도 대여 의뢰가 자주 들어온다"고 말했다.
서울의 기업들이 대전 미술품 대여 시장을 잠식하는데도 지역 미술업계는 적절한 사업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향후 대전에서 미술 대여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미술업계 관계자들의 접근법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성구 원신흥동의 소규모 갤러리 '꿀'의 이주영 대표는 "대전에도 분명 시장이 존재하는데 본격적으로 나서는 기업이 없을 뿐"이라며 "갤러리 꿀에서 미술품 대여를 시도하고 있는데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미술품 대여가 일상적인 일이라는 인식을 우선 만들어야 한다"며 "대여 비용이 비싸다거나 빌리고 나면 나중에 구매해야 한다는 등의 인식이 바뀌면 분명 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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