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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문학의 도시 런던에서 가장 유명한 기차역은 해리포터가 호그와트행 급행열차를 탔던 킹스 크로스역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전 세계 수많은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잘 알고 있듯, 9와 3/4 플랫폼이다. 요즈음 킹스 크로스 역에는 해리포터 기념품 가게뿐만 아니라 9와 3/4플랫폼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설치 돼있다. 조앤 롤링(J.K. Rowling,1965-) 또한 해리포터 시리즈에 런던을 등장시켰다. 예를 들면,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Harry Potter and the Philosopher's Stone)》에서 해리는 리젠츠 파크의 런던 동물원에 가서 자신이 뱀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본문에서
어원은 '호수의 도시'를 뜻하는 켈트어 '린딘(Llyn Din)' 이지만, 런던은 단연코 문학의 도시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이 상연되던 극장, 찰스 디킨스가 즐겨 찾았으며 여러 작품들의 배경이 된 술집들, 버지니아 울프를 비롯한 블룸스버리 그룹 멤버들이 모이던 장소,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극이 올려지던 웨스트엔드 극장가, 첩보소설의 배경이 된 카페, 술집, 호텔, 역사 깊은 출판사와 서적상들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위대한 문학작품들을 탄생시킨 영감이 어원의 호수처럼 가득했다.
새 책 '문학의 도시, 런던'은 문학 작품이나 작가들을 폭넓게 다루면서도 그와 관련된 역사, 정치적 배경, 그리고 런던 구석구석의 의미있는 장소와 거기에 깃들여 있는 스토리를 총 21개의 테마로 나눠 보여준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같은 불멸의 작가들부터 마르크스와 엥겔스 같은 급진주의자, 설교자, 신비주의자, 셸리, 바이런, 키츠, 워즈워스 등 낭만파들의 사랑과 미스터리한 죽음, 찰스 디킨스, 오스카 와일드, 테니슨 등 빅토리아풍 작가 및 보헤미안들, 범죄소설과 아동문학의 대가들, 모더니스트들, 여성운동가들, 히피족과 첩보소설 작가, 쟁쟁한 출판사와 서적상들 등 다채롭고 풍부한 이야깃거리가 가득하다.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며 문학사적으로 결정적인 사건이 벌어진 장소 등이 재미있는 일화와 버무려졌다.
단순히 문학적인 사건에만 국한되거나 백과사전적 지식을 나열한 것이 아니고, 정치, 역사적 시대상황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지루하지 않다. 더불어 이들의 활동과 흔적이 남아 있는 실제 장소의 주소가 함께 들어 있어, 그들처럼 차를 마시거나 술을 마시고 음식을 맛보고 살던 곳을 둘러보는 즐거운 경험도 할 수 있다. 각 테마는 연대기적인 특성은 크지 않아, 관심 있는 테마부터 읽어도 좋다. 문학과 색다른 여행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문학 도시로서의 런던을 알차게 경험하게 해줄 것이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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