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극을 살리자]"연극인 복지 안착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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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연극을 살리자]"연극인 복지 안착이 우선"

(하) 연극 인프라 구축 시급
시립극단 창단 통해 안정적 인프라 형성
20년전부터 연극계 숙원… 연극제 후 고개
지역대 관련 학과 졸업생 유출방지 대안

  • 승인 2018-07-12 17:14
  • 수정 2018-07-14 19:28
  • 신문게재 2018-07-13 4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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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극단 새벽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극제 집행위 제공
(상) 사라져 가는 대전 연극인

(중) 열악한 지역 연극 여건

(하) 연극 인프라 구축 시급

"사람 문제죠, 예술인도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돼야 연극도 발전할 수 있어요."



대전에서 유일하게 단원들에게 월급을 주는 극단 우금치의 류기형 예술감독은 대전 연극 발전에 필요한 첫 번째 요소로 예술인 복지를 꼽았다. 넉넉지 않지만 단원들이 연극에 집중할 수 있도록 월급제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140만~150만원선이었던 월급은 올해 90만~100만원대로 감소했다. 최저임금이 16%나 인상된 마당에 오히려 우금치는 줄었다. 그래도 지역 업계 최고 대우다.

시민에게 질 좋은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첫 단계는 그 문화를 만드는 이들이 아무 걱정 없이 예술에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눈앞의 성과 중심 지원이 아닌 안정적이고 복지를 염두에 둔 지자체의 동행이 필요하다.

지난달부터 18일간 열린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1만 3000여명이 연극을 관람하며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시민들이 연극에 얼마만큼 관심과 애정이 있는지 단편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평가다. 연극제를 마무리하며 지역에선 다시 '시립극단' 창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시립극단 설립은 지역 연극계의 숙원이다. 20여년 전부터 지역 연극인들은 극단 창단을 요구했고, 번번이 좌절했다. 지난 2008년께 또다시 시립극단 창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다른 방식으로 연극계와 연극인을 지원하겠다는 대전시의 답변을 믿은 채 오늘날에 이르렀다. 광역단체 중 시립극단이 없는 곳은 대전이 유일하다. 이번 연극제 홍보대사를 맡은 배우 이순재 씨는 대전 방문 당시 또 한번 시립극단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립극단은 생계가 불안정한 연극인에게 고정수익을 제공하고 보다 수준 높은 연극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다. 시립극단을 통해 연극계 수준 전반이 높아질 수 있다. 지역 연극 관련 대학생들이 졸업 후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이유를 제공하기도 한다.

복영한 대전연극협회장은 "젊은 연극인들이 지역에 정착하기 위해 많은 지원이 필요한데 시립극단이 있다면 대전에 머무를 이유가 될 것"이라며 "대전 연극인 인프라 구성이 중요하다. 더 이상 연극인을 떠나게 해서는 발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복지적 접근이 아닌 지역 연극 발전 방안 측면에서도 시립극단 설립 효과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오병권 대전예술의전당 관장은 "대전시향이나 합창단의 경우 안정적으로 관객이 확보됐는데 지역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시립예술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시립극단의 경우 비상임으로 공연마다 오디션 등을 통해 배역을 선발한다면 비용도 많이 들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과정에서도 전문성을 챙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인복 아신아트컴퍼니 대표는 "시립극단 설립의 목적이 뚜렷해야 한다"며 "수준 높은 예술감독을 두고 어떻게 대전 연극을 알릴 것인지에 대한 색깔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연극제 이후 시립극단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라며 "타 지자체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 지역 연극 발전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전했다.<끝>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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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대전에서 열린 대한민국연극제 개회식 모습.  연극제 집행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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