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복싱 국가대표 임현철 선수(왼쪽)와 임현석 선수(오른쪽). |
복싱 국가대표 마크를 달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전시체육회 소속 임현철, 임현석 선수의 각오다. 이들은 대전 복싱계에서 '쌍둥이 복서'로 불리면서 각자 다른 체급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들은 문성초, 동산중, 체육고, 대전대를 졸업해 대전시체육회에서 '복싱'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임현철 선수는 웰터급(69㎏), 임현석 선수는 라이트웰터급(64㎏)으로 아시안게임에 나서 금빛 사냥에 도전한다.
두 선수를 만났을 땐 옷 스타일, 체격, 웃는 모습, 머리스타일까지 똑같아 분간이 어려웠다. 선수들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하도 분간이 어려워 수업도 바꿔서 듣고, 우스갯소리로 (현석이가) 체중을 재고 (현철이가) 시합을 뛰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하니 말이다.
겉으로는 똑같은 쌍둥이지만 링 안에서 경기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임현철 선수는 전면전으로 상대에게 파고드는 인파이터지만, 임현석 선수는 겉을 돌며 기회를 노리는 아웃복서다. 임현철 선수는 주먹을 많이 뻗을 수 있는 강한 체력을, 임현석 선수는 동체 시력과 빠른 다리를 각각 피력했다.
두 선수의 왼쪽 팔 같은 자리엔 오륜기의 문신이 새겨져 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한 각오의 표현이다. 이와 함께 두 선수가 함께 올림픽에 나서겠다는 굳은 의지도 함께 담았다.
이들은 '할 수 있을 때 하지 않으면 하고 싶을 때 하지 못한다'라는 좌우명을 강조했다. 복싱을 하겠다는 두 아들에게 아버지께서 말씀해 주신 말이라고 한다. 복싱을 포기하지 않는 원동력이다.
아버지의 믿음과 응원 때문일까. 이들은 복싱을 하면서 단 한 차례도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없었단다. 두 선수는 "저희는 운동을 즐긴다"며 "하고 싶은 것을 하니까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한다"고 입을 모았다.
외로운 링에서의 싸움을 서로가 알고, 그 치열한 전쟁터에서 항상 함께 있으면서 서로 간 우애도 남다르다. 이들은 "정신적 지주가 예전에는 아버지였는데 지금은 서로가 됐다"며 "내 모든 걸 내 동생이 알고 우리 형이 안다. 우린 모든 걸 함께 한다"고 말했다.
임현석 선수는 이번에 처음으로 1진 국가대표가 됐다. 임현석 선수는 "처음이라 기분이 좋고 무엇보다 (형과) 같이 중요한 대회를 나서니까 좋다"며 "방법은 훈련밖에 없으니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약 3년 정도 1진으로 먼저 나섰던 임현철 선수도 기뻐했다. 그는 "한 명만 잘했으면 힘들었을 텐데 같이 성장하고 있어서 좋다"며 "같이 출전해서 같이 메달 따겠다고 한 목표이자 꿈에 도전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두 선수의 휴가는 끝났다. 이들은 한 달 남짓 남은 아시안게임 전까지 진천 선수촌, 태백 선수촌에서 '지옥훈련'에 들어간다. '연습만이 살 길'이라는 두 선수. 다음에 대전에서 만났을 때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쳤다'는 말을 꼭 들어보고 싶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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