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후 출차 차량으로 정체된 주차장 모습. |
"누구를 위한 주차장입니까? 자기 돈 내고 공연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편의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시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공연장입니다. 대전시민인 게 창피합니다." (시민 백 모씨)
지난 10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공연 후 화가 난 시민들이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 올린 항의 글이다. 이날 시민들은 공연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출차 전쟁에 시달리며 얼굴을 붉혀야 했다. 문화예술 공연을 보러 온 시민들을 위한 운영 방식 개선이 필요하단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이날 오후 7시 30분 시작한 대전시립교향악단 마스터즈 공연은 앙코르 무대를 끝으로 9시 30분께 종료됐다. 한꺼번에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차량은 4개 출구로 분산됐지만 주차요금 정산기계를 통해 주차료를 지불하느라 차량 정체가 이어졌다. 이마저도 게이트 한 곳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바람에 일부 차량은 40분간 제자리에 서 있어야 했다. 연정국악원 쪽에 있는 1번 게이트는 좌회전 신호 한 번에 차량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갔다. 이날 주차장은 모두 5개의 게이트 중 4곳을 운영했다.
또 출차가 늦어지면서 3시간 무료 주차 시간이 끝나 추가로 주차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도 생기면서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그러나 일부 게이트에선 10시 30분께 게이트 차단기를 올려 앞서 주차료를 낸 차량과 형평성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전예술의전당, 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연정국악원 등 문화예술기관이 입주해 있는 둔산대공원은 지난 6월부터 주차장 유료 운영을 시작했다. 그동안 장기 주차 차량이 늘어 주차관리에 어려움이 지적됐고 시설개선사업을 통해 유료화 전환을 마쳤다.
그러나 문화예술 공연, 축제 등 출차 차량이 한 번에 몰리는 상황에서 엄청난 차량 정체를 일으키는 점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 한밭수목원에서 관리하고 대전마케팅공사가 수탁 운영하고 있는 주차장은 대형 행사가 있을 때마다 출차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 때문에 문화예술 공연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어 시정이 시급하다.
한밭수목원과 대전마케팅공사는 시일 내 대책 회의를 통해 운영 방식 개선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전마케팅공사 관계자는 "차량이 동시에 출차하는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해소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운영 규칙이 조례로 정해져 있어 일부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공연 관람자의 주차료 정산 문제와 출차를 서두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조만간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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