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특(特)을 없애고, 권력기관이 봉사기관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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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특(特)을 없애고, 권력기관이 봉사기관 되어야!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 승인 2018-07-10 14:09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권율정 원장님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작년에 한 차례 특수활동비 회오리가 불었다가 잠시 여론이 잠잠하다가, 최근 국회의 특수활동비 내역이 공개되면서 즉각 폐지 목소리가 높다. 비교적 오래 전인 2011년부터 3년간 240억원이라고 하는데 연간 대략 80억원을 사용한 격이다. 그 말 많은 특수활동비 사용기관이 국회만이 아니라 국정원 이외에도 검찰, 법원, 경찰, 세무 등에도 있다는 보도를 본 기억이 있다. 국가 안보 등 기밀 정보를 취급하는 국정원에서 특수활동 명목의 비용은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지만, 다른 기관이 왜 그러한 특수활동비가 필요한지 나의 상식으로는 도통 이해 불가다. 다만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도 철저하게 내부적으로는 관리가 필요하고 10년 등 어느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내역이 공개되어 국민의 검증을 받아야 개인 돈 마냥 하는 행태가 근절된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인지 그러한 기관들이 흔히 '권력기관' 이라고 한다. 나는 공직생활 초기부터 지금까지도 '권력기관' 이란 용어 자체에 대해서 거의 치를 떨 정도로 염증을 느끼고 있다. 헌법에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라고 규정돼 있는데, '권력기관' 용어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의미로 되어서 국가 최고법이고 근본법인 헌법의 규정과는 거의 상반된다. 하루 속히 그러한 용어가 통용되지 않고 봉사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관련 기관은 국민의 신뢰를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참고로 권력기관에 대한 영어적 표현에 대해서 오랫동안 의문을 가졌다. 영국이나 미국은 권력기관이라기 보다는 영향력 있는(Influential) 기관이란 점이 더 정확하다.

다시 '특' 으로 돌아보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관, 지방기관 등 공공기관에서는 특수활동비에서 보듯이 특권, 특별 대우 등 특혜를 없애야 한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빽'을 없애야 하고, 모든 행정행위에 철저하게 공정성을 견지해야 한다. 계량화된 예산 집행의 공정성은 당연하고 투명성을 지나서 효율성 있게 집행해야 한다.

나는 공적인 자리에서 수도 없이 이곳 국립대전현충원이 적어도 지난 몇 년부터 현재에 있어서 대한민국 내에 아마도 수천 개의 크고 작은 기관 가운데서 가장 깨끗한 국가기관이라고 공언해 왔다. 듣는 입장에서 거북살스러울 것을 감안하면서도 지금도 그 주장에 변함없다. 모든 예산은 투명하게 있는 그대로 집행하고 있다. 조금도 명목을 각색하거나 변형하지 않는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현충원이 어떤 곳인데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고 판단한다면 우리의 선진화는 요원하다. 그렇다면 흔히 뉴스에 거론되는 다른 기관들의 각종 비리가 나왔을 때, 그러한 기관들의 부패에 대해서 정당성을 부여할 것인지 아니면 관대하게 봐 줄 것인지 묻고 싶다. 우리 현충원에 대한 더도 덜도 아닌 동일한 잣대로 모든 공공기관에 엄격하게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한다. 공공기관은 평소에 철저하게 자정작용을 하면서 외부기관과 특히 주인인 국민의 감시를 받으면서 "견제와 균형"의 질서 속에서 자리 잡아야 한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그러한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 지적되면서 개선되어야 하는 실천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여론의 질타를 받은 특수활동비뿐만 아니라 또 다른 눈먼 돈이라고 하는 "업무추진비"도 집행 내역 등이 철저하게 검증받아야 한다. 특수활동비는 아주 특수한 영역에만 한정되고 일반 국회와 법 기관 등에서는 하루 속히 폐지해야 하며, 일반 기관의 업무추진비도 대부분 식사 등에 사용하는 점을 감안해 보면 대폭 감액하고 사용 내역도 사실 그대로 적시해서 실시간 대국민 공개로 철저하게 검증을 받아야 한다.

특히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공기관에서 더 이상 "특" 관련 용어가 없거나 거의 사라질 때, 그리고 "권력기관" 이란 용어는 먼 옛날의 용어가 될 때 다른 나라에서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먼저 인정할 것이다.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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