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 이미지 뱅크 |
다름(Different)과 틀림(Error or Wrong)은 전혀 비교대상이 아니다. 다름은 '역시 천재라 다르군' 에서의 '특별히 표나는 데가 있다' 라는 의미를 지닌다. 더 쉽게 말하면 '같지 않다' 라고도 말한다. 또한 '다르다' 는 다양한 가능성과 창의성을 예측할 수 있는 기대감을 준다고 보았다. 그러나, '틀림'은 흔백 논리나 이분법적 사고에서 '이것 아니면 저것' 둘 중 다른 것을 생각하거나 선택의 여지가 없다 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에 있어서도 '너는 내 생각과 틀려' 라는 말은 '너는 틀렸어'라는 부정의 의미를 포함하기도 한다.
부부간의 갈등도 단어 사용에 있음을 보여주는 예로, '당신이 틀렸어' 라는 말과 비언어적인 표정을 사용함으로 상대방의 인격을 무시하는 경향에서 싸움이 시작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갑자기 떠오르는 내용 중에 하나가 초등학생들이 채점한 시험 문제지를 들고 오면서, '엄마, 이것은 맞았고, 이것은 틀렸대' 라고 하면서 빨간색연필로 빗금을 사선으로 굵고 크게 그어진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떤 학생은 '장대비가 쏟아진다' 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고 했다. 과거 얘기이다 보니 서로 공감하듯 배꼽을 잡고 웃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는 무의식 속에 '틀렸다' 라는 것은 마음에 상처를 주는 칼날처럼 다가오는지도 모른다. 마치 장대비에 젖어드는 눈물의 마음처럼 말이다.
결국 다름과 틀림은 서로 관련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전혀 개념을 분별하지 못하고 사용하는 데 오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의 영향, 부모의 교육 방식, 양육 방식에 따른 발달의 차이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영국의 철학자인 줄리언 바지니의 저서 『유쾌한 딜레마』에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려는 시도조차 해본 적이 없다면 당신 역시 스스로 구축한 작고 편안한 세계의 벽 너머는 바라보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라는 구절이 있다.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심리학에서의 가장 기본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만큼 '다름'은 본질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란 속담이 있다. 그 의미는 '사람이 훌륭해질수록, 높은 지위에 있을수록 겸손해져야 한다' 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러면, '보리는 익을수록 고개를 든다'는 어떻게 해석 할 것인가. 서로 다른 것이다. 숙이는 것이 마냥 좋은 것인가에 대한 반문을 해보 게 하는 좋은 예다. 인간의 깊은 마음을 건들어 줄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자신 안에서 스스로 언어에 구속되어 있지는 않는지 점검할 기회를 만들어보자.
철새를 탐조하는 사람들은 위장복을 입고 나무와 풀 사이에 적어도 두 시간 이상을 움직이지 않고 나무와 하나가 된다. 그래야 철새들이 의심하지 않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들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위장술을 써야한다. 새를 사랑하는 사람은 기다림의 시간을 충분히 인내한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희귀 새를 촬영하는 기자들을 그런 기다림 없이 마구 카메라를 들이댄다. 당연 철새들은 그 자리를 떠나고 만다. 어떤 차이일까? 그 행동이 서로 옳다 틀리다가 아닌 다름이란 걸 알 수 있다. 결국 사고의 관점이다. 철새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습성을 잘 알기 때문에 사전준비와 꼭 관찰해야겠다는 설렘으로 맞이하는 마음이다. 그러나 취재기자는 철새들의 대한 배려보다는 사진 한 장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라는 것이다. 이것이 서로의 다름이다. 영화'유리정원'에서 여주인공은 이런 말을 한다. ' 내 몸에 녹색 피가 흐르는 것 같다' 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만큼 나무와 한 몸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차이라고 보면 된다.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또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행복의 시작이다.'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