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한민국연극제 폐막식 행사에서 강원 대표로 참가한 극단 소울시어터 단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
극단 소울시어터는 지난달 22일 한국연극협회로부터 대한민국연극제 심사대상에서 제외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협회 소속 배우 비율이 70%를 넘어야 한다는 참가 자격을 소울시어터가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 심사 제외 통보를 받은 소울시어터 측은 한국연극협회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 성명을 발표하고 지난달 30일 공연을 마치고 무대에서도 항의를 표했다. 극단 대표 남호섭 씨는 "준비를 다 마쳤는데 갑자기 밤 11시에 통보를 받았다"며 "경연 일주일 전까지 결선 참가 자격에 대해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강원연극제를 주관한 강원지회와 대한민국연극제를 주관한 한국연극협회는 극단에 결선 참가 규정을 따로 공지하지 않았다. 그러나 강원지회와 한국연극협회는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해규 강원지회장은 "예선 참가 규정과 결선 참가 규정은 다른데 극단에서 이를 알지 못했던 것"이라며 "극단에서 대상을 수상한 후 결선 참가를 위해 협회 소속 배우를 충원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연극협회에선 강원지회를 비판하고 나섰다. 정대경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은 "강원지회에서 예선을 거치며 결선 참가 자격이 다르다는 점을 극단에 공지했어야 한다"며 "한국연극협회는 강원지회로부터 대상팀을 통보받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연극계에선 강원지회와 한국연극협회 모두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연극협회는 결선 참가규정을 지난해 4월에 개정했고 이를 강원지회에 통보한 상황이다. 결선 참가팀을 선정하면서 참가 규정을 공지하지 않은 강원지회와, 지회에서 통보한 참가팀의 자격을 뒤늦게 검증한 한국연극협회에 동시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대전의 한 연극계 관계자는 "참가자격을 확인하지 않은 극단의 준비성도 부족했다"면서 "그러나 공연에 임박해서야 심사대상 제외를 통보하게 된 데는 강원지회와 한국연극협회의 잘못이 크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 관계자는 "대전 연극인이 똘똘 뭉쳐 성공리에 마친 올해 연극제에 이번 사태가 오점으로 남아 정말 아쉽다"고 하소연했다.
소울시어터의 공연날인 지난달 30일 정대경 이사장이 극단을 찾아가 사과했지만 현재 극단 대표 남호섭 씨는 이사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이번 일이 연극제에서 옥의 티로 남아 안타깝다"며 "앞으로 지회와 지부 사이의 문제를 챙겨 행정적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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