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 한밭대 기획처장.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장 |
우리에게 낯선 아제르바이잔, 불의 나라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위치상 터키의 동쪽, 이란의 북쪽에 자리한 나라로 소비에트연방 붕괴 뒤 1991년 독립했다. 조지아, 아르메니아와 함께 캅카스 또는 코카서스 3국으로 불리는 이곳에 우리 관광객들도 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Baku)는 바람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이곳에서 석유를 캐는 모습과 그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카스피안해와 붙어있는 바쿠엔 석유와 가스 매장량이 매우 커 열강들이 앞서 진출한 바 있다. 카스피안을 바다로 볼지 호수로 볼지에 따라 연안의 길이가 다른 5개 국가(러시아·카자흐스탄·이란·투르크메니스탄·아제르바이젠)의 이해가 엇갈린다. 호수로 보면 똑같은 20%의 지분을 갖지만, 바다로 보면 연안의 길이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아제르바이잔은 석유·가스 의존도를 극복하기 위해 자원의존형 경제에서 지식혁신 기반 경제로 전환을 모색 중이다. 우리나라 경험이 시의적절한 상황으로 작년부터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IICC는 과학기술정책 및 과학기술혁신단지(대덕특구 등) 경험을 전수해 아제르바이잔의 역량 강화에 도움을 준 것으로 현지의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개발원조(ODA) 협력국가인 이곳에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이 처음 방문, 정상회담 후, 카스피해 유전개발에 우리나라도 참여하게 됐다. 낯설게만 느껴지던 바쿠, 현지 노교수로부터 트리즈의 원산지라는 말에 관심이 커졌다. 트리즈(TRIZ)의 창설자인 겐리히 알트슐러(Genrich Altshuller)가 어린 시절부터 대학, 그리고 성인시절을 모두 보낸 곳이 바쿠이다. 바쿠서 만난 아제르바이잔 교육대학인 패다고지컬대학의 일함 교수는 그 가치를 강조했다. 창의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패다고지, 혁신을 위한 발명원리이자 창의적 문제해결방법이 바로 트리즈이다. 구 소련 과학자인 알트슐러는 1946년 러시아의 우수한 20만건의 특허들을 분석하여 창의적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냈다. 최근 국내외 기업과 대학들이 창의적인 문제 해결 및 경영혁신 도구로 트리즈를 널리 활용했으며, 이때 분할, 분리, 비대칭, 조금적게, 전화위복 등 '트리즈 40 원리'는 유명하다. 하지만 알트슐러와 트리즈에 대해 이곳의 젊은이들은 잘 모르는 눈치다. 그래서 국립과학원(ANAS)의 경제연구원 나짐 원장에게 '트리즈 연구소' 신규설립을 강조하니 수긍하기도 했다.
트리즈의 사례로 선풍기의 고정관념을 깬 날개 없이 바람을 내보낸 제품 등 다양하다. 한편 서산만 방조제 건설 시 폐유조선(유휴자원)을 가져와 물을 채워 임시 제방으로 활용해 난관을 극복한 우리 사례도 있다. 민선7기 대전시정이 새롭게 출발한 가운데 도시철도 2호선, 인구유출, 신도심과 구도심의 격차, 경제활동인구 감소, 미세먼지, 공장부지 부족, 특구 리모델링, 좋은 일자리, 4차산업혁명 선도도시, 글로벌화 등 다양한 이슈들이 존재한다. 대학들과 연구소, 기업 등 산학연관이 모여 창의적 방법과 지속적 실천의지로 난관을 극복할 시점이다.
최종인 한밭대 기획처장.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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