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인 지난 18일 스웨덴전과 두 번째 경기 24일 멕시코전에서 태클을 시도하다가 연속으로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두 경기 모두 한국이 패배했다. 하지만 아쉬움만 있지는 않았다. 세 번째 경기인 지난달 27일 독일 전은 모두 한국이 질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독일은 FIFA 랭킹 1위로 외국 베팅업체의 배당률이 한국이 독일을 2대 0으로 이길 가능성이 독일이 한국을 7대 0으로 이길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패색이 짙은 경기를 한국은 2-0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독일을 80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불명을 안겼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는 두 명의 보석 같은 선수의 발견했다. 김영권 선수는 그동안 잦은 실수와 실언으로 '중국화' 논란의 중심이 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조별리그 모두 중앙수비수로 뛰면서 온몸으로 상대 공격을 막는 등 악착같은 수비와 세 번째 경기인 독일전에서 골을 터트리는 등 투혼을 발휘해 국민들에게 환호를 받았다. 또 한명의 선수는 골키퍼 조현우 선수다. 조현우 선수는 대표팀 엔트리 가운데 월드컵 경기가 시작되기 전만 해도 세 번째 골키퍼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스웨던 전에 출전해 스웨덴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내며 한국대표 골키퍼를 증명했다. 이후 멕시코 전에서도 여전히 선방쇼를 펼쳤으며 세 번째 경기에서 독일을 상대로 유효 슈팅 6개를 모두 막아내며 무실점 경기를 이끌었다. 이에 조현우 선수는 FIFA러시아 월드컵 공식 후원 브랜드 버드와이저가 '맨 오브 더 매치' 투표에서 최다 득표를 얻어 트로피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한국축구는 변화가 시급하다. 조별리그에서 아프리카 팀들은 전멸하고 유럽 국가들이 초강세를 보인 만큼 체격의 월등한 우위를 앞세운 유럽 공격수를 막으려면 유법 무대 경험이 중요하다. 현재 유럽에서 수비수로 뛰고 있는 선수는 박이영 선수 등 극소수로 유럽 무대에 도전하는 수비수들이 많이 필요하다. 또한 선수들의 멘탈 관리가 중요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대표는 팀 동료와 코칭스태프의 조언만이 심리치료의 전부로 경기력 부진으로 인해 무너지고 있는 멘탈을 회복하지 못해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지 못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이러한 과제들 풀어 나가 2연속 16강 진출 실패 고리를 끊고 도약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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