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금당 이재복의 생애와 문학, 시극공연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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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금당 이재복의 생애와 문학, 시극공연을 마치고

양동길 / 시인, 수필가

  • 승인 2018-06-29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연간 크고 작은 문화예술행사가 엄청나게 많지요. 좁혀서 문학 행사만 보더라도 적지 않습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참여하는 일이 많은데, 제가 참여하는 일은 글로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생각하여 왔습니다. 어쩔 수 없이 편견이나 자화자찬自畵自讚이 되고 말테니까요. 스스로 설정한 금기를 깨고 한 가지 언급하고자 합니다.

행사 숫자에 비하여 한산하기 이를 데 없는 잔치 현장을 보면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유명작가 행사인 경우 꽤 많은 독자가 참여 하기도 하지요. 그렇다고 엄청나게 많은 일반인이 함께하지는 않습니다. 책을 사줄 사람도, 독자도 많지 않다는 말이겠지요. 지역에만 국한 된 일도 아닙니다. 대부분 끼리끼리 모여 자신들만의 잔치로 끝내기 일수 입니다. 아무래도 행사가 폐쇄적인 측면이 있고요. 볼거리, 즐길 거리, 감동이 없는 행사 기획에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문인 스스로 모든 예술의 근원이 문학이라 자부하지요. 당연히 좋은 글을 쓰는 것이 우선 하겠지요. 문학을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즐기는 사람, 모든 자원 확보와 확대를 위해 멋있는 행사가 마련되면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그를 통해 문학이 진일보하기도 하겠지요.

모든 행사에는 이유와 목적이 있습니다. 그 중 으뜸은 고락을 다 함께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빛내는 것입니다. 그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없어 보입니다. 규모나 시기, 내용에 관계없이 앞서가는 사람이 한 방법 그대로 따라 합니다. 타 지역이나 타국 사례를 들며 변화를 주문해도 전혀 얘깃거리가 되지 못합니다. 열정을 받쳐 치밀하게 기획이라는 것을 한 번 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그것이 습관화 되면 항상, 새로운 것을 설계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문학행사의 소재랄까요? 강연, 토론, 백일장, 출판기념, 시화, 낭송 및 낭독, 시극, 노래, 문학상, 문학기행, 체험활동 등으로 이루어집니다. 감성 살리기나 문학적 치유, 문학적 정서 함양,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유사 프로그램들도 다수 있지요. 새로운 장르로 발전 가능한 것도 눈에 띕니다. 낭송, 시노래, 시극 등이 그것인데요. 꽤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기도 하고, 새롭게 정의되기도 하였습니다. 적극적으로 발전을 모색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이 새롭다면 새로운 것이지요.



사진
지난 23일 오후 5시 대전중구문화원 뿌리홀에서 시극 [침묵속의 끝없는 길이여, 금당 이재복의 생애와 문학]가 공연되었는데요. 대전중구문화원 시낭송반(지도:노금선)과 대전시낭송가협회(회장:이경숙)가 주최하고 참여했습니다. 만석을 넘어 통로에도 자리하는 대 성황을 이루었음에도 시민사회나 언론의 주목을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충남·대전지역을 주 활동무대로 우리사회 불교와 교육, 문학계에 지대한 공헌을 하신, 고 이재복 시인의 생애와 문학을 돌아보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태고종 용봉대종사가 되고, 공주대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명문 보문중고 설립자로 종교인, 불교학자, 교육자임은 잘 아려져 있으나, 많은 명시를 남긴 시인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기획연출자의 의도대로 생애도 돌아보고 작품도 감상하는 의미 있는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시극 기획연출은 대전시낭송가협회 노금선 고문이, 극본은 박헌오 시조시인이 썼습니다. 박헌오 시인은 금당역을 맡아 열연도 해주었습니다. 해설은 협회 직전 회장인 이명순 전문MC가, 시낭송과 연기는 이경숙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이 맡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우정출연도 해주었습니다. 길공섭 대전문화원연합회 회장, 권득용 대전문인협회 직전회장, 박진하 박사, 송강스님이 기꺼이 단역을 맡아 연기해 주셨습니다. 고무열 대금연주자, 하모니카에 김병의, 시노래에 박홍순이 좋은 음악 연주로 무대를 돋보이게 해주었지요. 김경의, 민복희, 윤금서 무용가가 살풀이춤으로 감동을 배가시켰습니다. 필자는 무대, 영상, 음악, 조명 등 예술부분을 총괄했습니다.

격려차하는 립서비스가 대부분이겠지요. 공연 후, 감동적이었다거나, 한번 공연으로 끝나는 것이 아쉽다거나, 재공연 하자는 의견이 많더군요. 분명한 사실은 문학행사로 보기 드물게 만석을 이루었다는 것입니다. 대전불교연수원 이동영 원장 후원의 힘이 컸다 생각합니다. 일종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지요. 문학이 다른 분야와 협력, 합작하거나 공동작업 하는 것이 이상할 게 없지요. 꼭 문학이나 예술인들만 돌아볼 일은 아니지요.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생각되더군요.

무엇보다 감동적인 무대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겠지요. 예술가가 세상에 나올 때부터 예술가는 아니지요. 누구나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쉽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예술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즐기되 진지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작은 노력들이 예술혼과 열정을 일깨우고 예술문화 발전에 초석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보다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시민들의 사랑과 관심이 요구됩니다.

양동길 / 시인, 수필가

양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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