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파보나마나 나는 나, 너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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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톡] 파보나마나 나는 나, 너는 너

김종진 한국지문심리상담협회 원장

  • 승인 2018-06-29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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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 이미지 뱅크
6월 밭에 피는 하얀 꽃이 있습니다. 대부분 하얀 꽃으로 피는데 가끔 자줏빛 꽃이 보이기도 합니다. 향기는 은은하고 그윽합니다. 바로 감자 꽃인데요. 권태응 선생님의 동시 〈감자꽃〉을 읽어보세요.

자주 꽃 핀 건/자주 감자/파보나 마나/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하얀 감자/파보나 마나/하얀 감자

권태응 선생님의 〈감자꽃〉은 아주 짧게 보이는 그대로를 썼습니다. 짧은 시에 여러 의미가 응축되어 있습니다. 자주 꽃 피는 것은 자주 감자고 하얀 꽃 피는 것은 하얀 감자라고. 파보나 마나 그렇다고. 누가 모릅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가 감동적인 이유는 파보나마나 본질이고 진실이고 진심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밭에 소박하게 피어있는 감자 꽃처럼 시도 소박합니다.



콩을 심으면 콩이 나고 팥을 심으면 팥이 납니다. 아주 기본적이고 당연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마늘을 심었는데 양파가 나고 양파를 심었는데 부추가 난다면 얼마나 황당한 일입니까? 요즘은 유전자 변이로 못 하는 것이 없다지만 놀라운 것은 사실입니다.

요즘엔 성상담도 많이 합니다. 생명의 전화는 전화로 상담을 하는 곳인데 목숨이 위태로운 상담을 해 오기보다는 오히려 성상담이나 대면하기 어려운 문제로 전화를 걸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에는 드러내놓고 말하기 불편한, 꺼내기 어려운 상담도 늘어난 추세입니다. 문제를 해결해 자기를 찾고 본질을 알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좋은 현상입니다.

한 남성이 상담을 해 왔습니다. 사귀는 여성과 만나지도 한참 됐고 스킨십도 어느 정도 하고 있는데 같이 자자고 하면 말을 안 듣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여성이 싫다고 하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그럼 역으로 그 남성에게 다른 여성이 같이 자고 싶다고 했을 때 싫다면 어떤가?하고 질문을 하자, '그건 싫은 것'이라 답했습니다.

여성도 똑같습니다. 싫다면 싫은 것입니다. 그대로 인정하고 상대의 입장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지만 그래도 평상시 하는 행동을 보면 내숭 같다며 헷갈린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헷갈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말을 안 듣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기 싫은 것입니다. 남성과 여성의 본질적인 문제가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으나 사고의 뒤틀림은 인간의 기본 본질 등을 퇴색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들은 각 개인에 따라 독특하며 서로 갈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욕구와 함께 그 사람의 본질을 이해하고 인정할 때 이상적인 관계를 오랫동안 지속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평화롭고 자유롭게 사는 일입니다. 또한 바르게 사는 일입니다.

김종진 한국지문심리상담협회 원장

김종진원장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는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대표와 한국지문심리상담협회 김종진 원장이 격주로 칼럼을 게재하는 가운데 '심리'의 창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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