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연극제] 김기천 "연극은 농사와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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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연극제] 김기천 "연극은 농사와 같은 것"

27일 토크콘서트서 이야기 풀어내

  • 승인 2018-06-28 15:58
  • 한윤창 기자한윤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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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토크콘서트서 배우 김기천 씨(왼쪽)와 사회자 성장순 씨(오른쪽).
"천의 얼굴을 가진 연기자." 사회자가 관객에게 배우 소개를 하자 김기천 씨는 밝은 얼굴로 무대에 등장했다. 27일 오후 9시 30분 대전시립미술관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김기천 씨는 이야기꾼처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70명의 관객들에게 들려줬다.

우체국 전보 배달부터 신문배달, 통닭장사에 이르기 까지 김 씨가 20대에 거쳐 간 직업은 다양하다. 연극을 좋아했지만 젊은 시절 연극배우가 꿈이 아니었다. 그는 "마침 청양서 통닭집이 잘 안 되던 때였다"며 "어느 날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 갔다가 단원 모집 광고를 보게 됐다"고 극단에 들어가게 된 계기를 소개했다. 그때 나이 32세. 느지막한 나이에 배우의 길에 접어들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극단 생활을 했다고 한다. 사회자가 청소부터 심부름까지 도맡아 한 당시의 이야기를 대신 전하자 김 씨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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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에게 인사를 하는 김기천 씨 모습.
2013년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가장 역할로 유명해진 김 씨는 영화에도 숱하게 출연해왔다. 1993년 서편제에서 약장수 역을 시작으로 수많은 단역을 거치며 연기 이력을 쌓아왔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영화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영화에서 단역은 무대 소품 같은 느낌이 있었다"며 "할 게 못 되는 것 같아 대충할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다 태도를 고치게 된 건 한 지인의 충고 덕분이었다. 김 씨는 "한 지인이 '연극은 현장 예술이지만 영화는 한 번 찍으면 그게 영구보존 된다'고 말해준 게 큰 자극이 됐다"며 "그때부터 정신이 번쩍 들어 단역도 성심성의껏 했다"고 밝혔다.

인생과 연극에 대한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이야기가 나왔다. 김 씨는 "거친 생각이지만 인간은 외로움을 타기 때문에 경제활동을 하고 사랑을 하기도 한다"며 "외로움이 세상을 지탱하는 근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자신의 인생관을 제시했다. 연극과 관련해서 그는 "연극은 농업과 같다"며 "농업이 인간의 삶에서 필수적이듯 연극도 없어지진 않겠지만, 농업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듯 연극도 홀대 받고 있다"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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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콘서트 도중 애창곡을 부르는 김기천 씨 모습.
극단 우금치의 배우 성장순 씨가 사회를 맡아 진행한 이날 토크콘서트에서는 노래자랑 순서가 마련되기도 했다. 콘서트 도중 사회자가 노래 한 소절을 불러달라고 부탁하자 김 씨는 자신의 애창곡을 2절까지 완창했다. 사회자는 "20년간 뵈어 온 선배님인데 항상 연기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셨다"며 "오늘 무대에서 들려주신 사려 깊은 이야기들이 감명 깊었다"고 말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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