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주 동안의 인수위 활동 기간. 이제는 마무리 단계다. 업무보고도 다 받고, 지금은 마지막 작업에 들어간 모습이다. 새롭게 출범할 충남도정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양 지사의 최근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첫 걸음에서 도정 방향의 의지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양 지사는 논란을 빚어온 도지사 관사를 '과감하게' 이용하지 않기로 했다. 내심 그는 관사에 들어가기를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만든 것도 아니고, 이미 전 지사가 사용해온 관사를 이용하는 것이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어 보인다. 관치의 산물이라는 논란을 딛고 어쩌면 양 지사는 관사에 입주할 가능성이 커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무리수를 두지 않았다. 첫 출발부터 도정의 큰 그림도 아닌, 거주지 문제로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 보다는 안정적인 출발과 축복의 '개선 행진곡'을 더 원했던 듯 하다. 불필요한 논쟁을 피했다는 점에서 그의 첫 걸음은 매우 경쾌해 보인다.
이제 그는 도의 조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도백의 행보를 걷게 될 예정이다.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지사의 고유 권한이다. 때문에 공무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그의 첫 조직과 인선에 많은 귀를 곤두 세우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정무부지사는 '문화 예술 체육 부지사'로 명칭을 바꾸어 임명을 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전국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사례라고 한다. 대부분은 정무부지사 혹은 경제 부지사를 두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양 지사는 경제는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고 정무적인 역할 역시 부지사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어떤 형태로 문화 부지사의 역할이 충남도정에 투영될지 지켜볼 일이다. 모든 인사가 논란이 없을 수는 없지만, 첫 인선부터 불필요한 잡음은 좋지 않아 보인다. 양 지사 역시 이를 감안 한 듯 서둘지는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또 기존 20여 개에 달했던 특보자리를 대폭 줄이겠다고 했다. 자체로도 부작용이 많고, 임명 때마다 '보은성'으로 논란을 빚기 일쑤다. 이에 대해 양 지사는 특보가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갈수 있다는 생각을 기본으로 갖고 있는 듯 하다. 그는 도청 실국장들의 역할과 중요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또 태스크 포스팀을 신설해 개방형 직위로 임명할 뜻도 밝혔다. 한 예로 통일을 염두에 둔, 환황해권 사업을 통한 북한과의 교류를 생각하고 있다. 아직은 구체적인 플랜을 알기에 어려움이 있지만, 나름 지방정부로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한 다행스러운 점은 양 지사가 안희정 전 도지사의 불명예 퇴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낼 수 있었던 바탕으로 남궁영 행정부지사를 높게 평가했다는 점이다. 도정의 연속성과 양 지사에게 드리워져 있는 행정경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라 보인다.
양 지사에게 남은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소통에 대한 적극성이다. 최근 대담을 위해 만나본 그의 인상이나, 신중함, 넉넉함에서는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온화해 보이는 그의 외면이 내면에서 우러나온 것이라 믿고 싶다. 그리고, 그 온화함이 충남도정의 소통과 상생, 도약으로 승화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충남도 안팎으로 드리워진 구름을 걷어내고, 그의 '개선 행진곡'이 '더 행복한 충남의 행진곡'이었으면 한다. <내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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