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국에 온지 9년이 다되어가지만 농사를 짓는 게 이번이 처음이라 많이 설레고 기대가 되었습니다. 퇴근을 하고 집근처 시장에 가서 여러 가지 모종도 사고 집에 있던 베트남 채소 씨앗도 챙겼습니다. 마침 다음날이 주말이라서 신랑과 아이들과 모종, 씨앗을 챙겨 송촌동에 위치해 있는 텃밭으로 출발했습니다. 집에서부터 텃밭까지 10분정도면 도착합니다. 계단으로 올라가 보니 1번에 있는 텃밭이었습니다. 크지 않지만 우리 가족이 먹을 채소 정도를 심었고, 우리 애들이 손으로 직접 채소를 심고 키워보면서 자연과 친환경을 배울 수 있게 되어 정말 너무 좋습니다. 모종과 씨앗을 잘 심고 물을 주니, 아이들이 더 신나합니다. 가족들이 물통을 하나씩 들고 근처 수도에서 물을 받아 채소에 물을 주었습니다. 요즘은 날씨가 너무 뜨겁고 더워서 물을 많이 줘도 금방 없어져 버립니다. 매일은 못가지만 이틀에 한 번은 꼭 가고 있습니다. 자주 텃밭을 다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물통 자리로 가서 물을 받아 채소에 물을 주었습니다. 아이들의 행동을 보고 저는 많은 감동을 느낍니다. 집에 오면 스마트폰하고 텔레비전을 많이 보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텃밭을 가꾸면서 아이들이 학교, 어린이집을 갔다 오면 "우리 오늘도 채소에 물 주자!"라고 하며 텃밭을 가자고 합니다. 채소들도 아이들도 쑥쑥 잘 컸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나눔 텃밭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말 텃밭을 하며 가족끼리 더 행복해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주말 텃밭은 매년 3월 정도 '나눔 텃밭'이란 신청 공지가 뜨니 꼭 신청해보세요.
서주영(베트남)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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