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토크콘서트서 배우 민경진 씨(왼쪽)와 사회자 최승완 씨(오른쪽). |
사전 인터뷰를 통해 민 씨는 나에게 연극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그냥이다"라고 답했다. 사회자가 민 씨의 명함에도 '그냥 배우'라고 쓰여 있다고 얘기를 꺼내자 민 씨는 그 의미를 밝혔다. 그냥은 별 다른 뜻 없이 마냥 좋다는 충청도 말이라는 것이다. 민 씨는 "저는 배우 인생에서 산을 올라갔다 이제 내려오는 중"이라며 "젊을 때는 대쪽같이 연극만 고집했는데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무언가에 구속되지 않고 연극을 그 자체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자유분방한 성품을 지녔지만 민 씨의 연극에 대한 열정은 남다르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실핏줄이 터질 정도의 노력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민 씨는 "연극을 연습할 때 자신을 굉장히 괴롭히는 편"이라며 "대학로에서 명동을 거쳐 낙산까지 7km를 걸으며 대사를 연습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민 씨는 "같은 대사도 서너 개의 표현방법을 연구한다"며 "연기를 고민하다 대본을 베고 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토크콘서트 도중 관객과 소통하는 민경진 씨(왼쪽) 모습. |
프리랜서 배우 최승완 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크콘서트에서는 한 편의 콩트와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사회자와 민 씨가 주거니 받거니 하는 과정에서 토크콘서트가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민 씨는 도중에 관객에게 물과 음료를 배달하는 등 자유롭게 객석과 무대를 오가기도 했다. 사회자 최승완 씨는 민 씨에 대해 "충분히 무게 잡으실 수도 있는데 후배들과 격의 없이 지내시는 모습이 존경스런 대선배님"이라며 "오늘 무대에서 구성진 입담마저 훌륭하셨다"고 말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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