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연극제] 윤문식 "내게 연극은 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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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연극제] 윤문식 "내게 연극은 웬수다"

20일 토크콘서트서 이야기 풀어내

  • 승인 2018-06-21 15:11
  • 수정 2018-06-21 15:28
  • 한윤창 기자한윤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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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토크콘서트에서 배우 윤문식 씨(왼쪽)와 사회자 성장순 씨(오른쪽).
해학의 경지에 다다른 연기자. 배우 윤문식 씨의 어조에는 판소리 사설과 같은 특유의 리듬이 녹아 있었다. 구수한 농담과 함께 풀어지는 그의 이야기보따리에 객석은 연신 들썩였다. 20일 오후 9시 20분 대전시립미술관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윤문식 씨는 농익은 소리꾼의 모습으로 200여 명의 관객을 들었다 놨다.

중앙대 연영과를 졸업한 윤 씨는 연극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서두로 꺼냈다. 연영과에 입학 원서를 내러 갔더니 워낙 선남선녀가 모여 있어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한다. 윤 씨는 "그냥 돌아갈까 하다가 긴 줄 끝에 나랑 비슷하게 생긴 애 둘이 있었다"며 "그 둘을 보고 나라고 못 할 게 뭐 있겠냐는 생각이 들어 당당하게 원서를 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정체는 바로 배우 최주봉 씨와 박인환 씨. 윤 씨와 최 씨, 박 씨는 '못난이 3인방'으로 불리는, 절친한 친구 사이다. 윤 씨는 "신기하게도 우리 셋 다 중앙대에 합격했다"며 "60명의 졸업 동기 중 지금까지 남아 있는 연기자가 우리 셋뿐"이라고 밝혔다.

연극에 대한 열정을 드러낸 사연도 이어졌다. 윤 씨는 작년 8월에 제천 공연을 앞두고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공연을 두 달 앞둔 시점이었다. 윤 씨는 "의사한테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냐고 물어보니 1년 살 수 있다는 소견을 들었다"며 "그 때 생각이 '그럼 8월 연극은 할 수 있겠다'였다"고 말했다. 객석에선 환호성이 나왔고 몇몇 관객은 웃으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윤 씨는 "제천 공연 후 폐암 수술을 받았고 다행히 지금은 건강한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기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의외의 답변이 나왔다. 윤 씨는 "연극을 웬수로 생각한다"고 자신의 연기론을 소개했다. 어렵지만 애정이 가는 대상이라는 것이다. 윤 씨는 "옛날에 정말 죽을 둥 살 둥 연기를 했다"며 "배고픈 시절이었지만 연기를 안 하면 나라가 망하는 줄 알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윤 씨는 "그래도 희망이 있었고 의욕에 넘치던 시절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마당극패 우금치의 배우 성장순 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크콘서트에서는 한 편의 마당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콘서트 말미에 사회자가 마당극 한토막을 같이 하자고 제안하자 윤 씨가 흔쾌히 응한 것. 갑작스레 벌어진 흥겨운 무대에 관객들은 어깨춤으로 화답했다. 사회자 성장순 씨는 "선생님의 걸쭉하신 입담은 여전히 일품"이라며 "대선배를 모시고 오늘 진행을 맡아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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