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조선인 희귀기록물 대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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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조선인 희귀기록물 대거 공개

국가기록원, 재일동포 고 김광렬 씨 소유했던 기록물 2천여건

  • 승인 2018-06-21 15:21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의 진상을 담은 희귀기록물이 대거 일반에 공개된다.

국가기록원은 일제강점기 징용된 조선인 명부, 조선인 노동자 모집과 이동과정 관련 서류 등이 담긴 기록물 2000여점을 공개한다고 21일 밝혔다.
근로자명부
가이지마(貝島) 오노우라(大之浦)탄광 근로자명부. 국가기록원 제공
기록물은 재일동포 고(故) 김광렬(1927∼2015) 씨가 수집한 자료다.

고인은 1943년 일본으로 건너가 후쿠오카에서 생활하며 40여년 동안 일본 3대 탄광 지역이자 대표적인 조선인 강제동원 지역인 치쿠호 지역을 중심으로 조선인 강제동원 관련 기록물을 수집한 이 분야 대표 전문가다. 2008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독립유공자 김점학 선생의 아들이기도 하다.

공개되는 기록물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된 조선인 관련 문서와 사진, 도면 등 2000여권이다.



우선 조선인 강제동원 진상을 규명할 수 있는 조선인 관련 명부들이다.

'아소(麻生)산업 건강보험대장'에는 탄광과 시멘트공장에서 일한 조선인 성명과 생년월일, 보험기호, 보험 취득·상실일이 담겨 있다. 후쿠오카에 있는 '가이지마(貝島) 오노우라(大之浦) 탄광 근로자 명부'에도 피징용자 이름과 생년월일, 원적 등이 있다.

특히 고인이 1976년 관련 탄광 노무계 직원을 수차례 만나 자료를 수집한 경위가 자세히 기록돼 있어 기록학 분야에서도 가치가 있다는 게 국가기록원의 설명이다.
다가와국민근로동원서가 가와사키 광업소
다가와국민근로동원서가 가와사키 광업소로 보낸 공문서(1944) 조선인 노동자의 원활한 공출을 위해 경비를 증액해 달라는 내용. 국가기록원 제공
고인이 규슈(九州) 지역 사찰 40여 곳에서 조사한 과거장(過去帳) 자료 100여권도 주목할 만하다. 당시에는 관련 탄광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면 화장 후 유골을 인근 사찰에 안치했다. 과거장은 사찰에서 유골을 접수할 때 사망자 이름과 유골 안치일들을 적어놓은 명부다.

고인은 이 자료에 사찰명과 전화번호, 주지 이름, 유골 유무 등을 자세히 기록했고 조선인으로 추정되는 유골은 붉은색으로 표시했다.

사찰(寺刹) 과거장 사망자 신상정보를 기록한 명부
사찰(寺刹) 과거장(사찰에서 유골 접수 시 사망자 신상정보를 기록한 명부). 국가기록원 제공
조선인 노동자 모집과 이동과정에 대한 피해자 증언을 뒷받침하는 자료들도 있다.

후쿠오카 다가와(田川) 군 가와사키(川崎) 탄광의 조선인 노동자 동원 관련 자료들로, 보도원(안내원)과 인솔자 성명, 철도와 숙박 영수증, 가와사키 광업소 조선인 49명 명부 등이다.

또 1942년 이후 일본 내무성 위탁으로 조선인 노동자 동원 업무를 했던 다가와국민근로동원서가 1944년 조선인 노동자의 원활한 동원을 위해 관련 경비를 늘려달라며 가와사키 광업소로 보낸 공문서 원본 등이 포함돼 있다.

군함도를 둘러보는 김광렬 선생
군함도를 둘러보는 김광렬 선생(사진 가운데). 국가기록원 제공
고인이 직접 찍은 하시마(端島, 군함도)와 다카시마(高島) 사진, 아소 무연고자 묘비위치 지도와 요시쿠마(吉외<좌부변+畏>) 탄광 약도 등도 공개된다.

국가기록원은 기록물의 중요성을 고려해 올해 중 기본목록을 구축하는 등 빠른 시일 안에 기록물을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다만 조선인 명부의 방대한 수령과 일본어 고어 해석, 조선인 여부 검증 등 문제로 완전 공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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