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대한민국연극제 토크콘서트에서 김선영 배우(왼쪽)와 사회자 김상열 교수(오른쪽). |
오랜 배우 생활을 이어왔지만 김 씨가 대중에 얼굴을 알리게 된 배역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극중 선우(고경표 분)의 어머니 역. 자기소개에서 김 씨는 "응답하라는 제가 먹고 살기 편하게 해준 감사한 작품"이라며 "덕분에 이후 드라마와 영화를 많이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솔직한 답변에 객석에선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 씨는 "이전까지 다양한 배역을 맡아 왔는데 '응답하라'로 고정된 이미지가 생긴 건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선우 어머니에서 조금 벗어난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좋아하는 배우가 누구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김 씨는 예수정 씨를 들었다. 예수정 씨는 영화 '신과 함께'에서 수홍(김동욱 분)의 어머니 역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 김 씨는 "20년 전에 대학로에서 그 분의 연기를 봤는데 정말 떨렸다"며 "어려운 고전극이었는데도 감정이입이 되는 연기를 하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김 씨는 "그 분의 밥 먹는 것부터 모든 것을 따라하고 싶었다"며 "정말 존경하는 배우"라고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연기에 대한 고민 이야기도 이어졌다. 김 씨는 "기분이 이상하게 좋은 날 연기하면 잘 안 된다"며 "막 딴 생각 들고 그래서 기분이 좋은 날에는 연기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한다"고 털어놨다. 관객들이 웃음과 박수로 화답하자 김 씨는 연기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덧붙였다. 믿어지는 연기, 거짓말 같지 않은 연기 진정성 있는 연기라는 것이다. 서울에서 작은 극단 대표로 있는 김 씨는 "후배 연기를 지도할 때 대사와 행동이 진짜 같은지를 가장 먼저 본다"고 지론을 제시했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사회자의 질문 순서에 따르기보단 자연스런 분위기로 이야기가 진행됐다. 김 씨는 콘서트를 마치고도 한 동안 자신을 초대해 준 데 대한 감사의 인사말을 전했다. 사회를 맡은 김상열 교수는 "김선영 배우가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위해 애써주셨다"며 "연기 이야기도 진솔하고 감명 깊었다"고 말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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