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토크콘서트에서 배우 장영남 씨(왼쪽)와 사회자 김상열 교수(오른쪽) |
실제 성격이 '내성적'이라고 밝힌 장 씨는 배우가 된 계기를 서두로 꺼냈다. 연극을 통해 자신의 또 다른 내면을 발견하게 된 것. 장 씨는 "원래는 다른 사람과 눈도 못 마주치고 그랬다"며 "연극 무대에서 관객들로부터 받은 큰 호응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최근 7년 만에 다시 연극 무대에 선 소감도 털어놨다. 장 씨는 "드라마와 영화를 하면서도 연극에 대한 갈증을 갖고 있었다"며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서니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여배우로서 겪는 고충에 대해서는 구구절절한 경험담이 나왔다. 육아와 연기를 병행해야 하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였다. 장 씨는 "지금 슬럼프가 온 것 같다"며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로 캐릭터를 구축하는 스타일인데 아이를 키우다보니 그럴 시간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슬럼프를 언급한 그의 목소리에선 아쉬움이 묻어났다.
1995년 데뷔한 이래 수많은 작품을 소화하며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온 장영남 씨. 그럼에도 장 씨는 겸손하게 자신의 연기 여정을 돌아봤다. 객석에서 나온 찬사에도 냉정하게 자신의 연기를 평가했다. 장 씨는 "저는 테크닉이나 호흡, 발성이 좋은 배우는 아니다"며 "해품달에서 아리처럼 저한테 잘 맞았던 배역이 호평을 받았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배우로서 노력해왔던 과거 이야기를 풀어냈다. 장 씨는 "극단생활을 할 때 1인 5역을 했는데 작은 역할들이었지만 조금이라도 어떻게 재밌게 할까 고민했다"며 "캐릭터에 말도 안 되는 해석을 붙여 보는 시도가 연출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월드컵의 여파로 예상보다 적은 관객이 찾았지만 무대와 객석의 분위기는 시종 화기애애했다. 장 씨는 출발 예정시간을 넘겨 관객들과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사회를 맡은 김상열 교수는 "장영남 배우는 20년 전부터 봐 왔는데 무슨 역을 하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런 태도가 지금의 그를 명배우로 자리매김하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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