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남명렬 배우(왼쪽) 모습. |
서두에서 남 씨는 "제가 피로회복제 광고에서 '드신 날과 안 드신 날의 차이를 경험해보세요'라고 말한 그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객석에선 웃음이 터졌고 놀라움을 보이는 관객도 몇몇 있었다. 광고촬영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었다. 남 씨는 실제 해당 피로회복제를 만든 제약회사 전(前) 직원이었던 것. 관객들이 놀라워하는 반응을 보이자 6년간 제약회사 직원으로 일했던 일화가 이어졌다.
'나에게 연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남 씨는 "연기는 즐거운 일이자 즐거운 놀이다"라고 답했다. 어렵지 않고 공감 가는 멘트에 관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남 씨는 "젊을 때는 연기에 대해 정체성을 확인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며 "그때는 멋있게 나를 포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즐거운 놀이지만 어려웠던 연기 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남 씨는 "회사를 그만둔 지 5년이 돼 지갑에 600원밖에 없었던 적이 있다"며 "당시 아는 형님에게 간신히 100만원을 빌려 두 달을 버텼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연기 생활을 지탱할 수 있었던 건 연극의 즐거움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남 씨는 "분명 힘든 시기였지만 논다고 생각하니 어떤 일이든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극이라는 장르의 매력에 대해서는 '생동감'을 들었다. 남 씨는 "영화나 드라마나 연극이나 연기를 하는 건 비슷하다"면서도 "연극은 카메라의 프레임에 구애받지 않고 표현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고 연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감독의 지시에 따라 컷이 반복되는 영화·드라마에 비해 연극은 배우가 결정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이날 토크콘서트 내내 젊은 시절 배우 생활을 이야기하던 남 씨는 이 시대 청춘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20대 때는 어떤 일을 하든 불안정하지만 극복 못할 일은 아니라는 당부였다. 사회를 맡은 김상열 교수는 "남명렬 씨는 수많은 역경을 극복하고 지금의 성취를 이뤘다"며 "오늘 무대가 젊은 친구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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