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패권 경쟁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패권 경쟁

이정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 승인 2018-06-18 10:31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이정호교수
이정호 교수
북핵 문제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를 뒤덮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세계 패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에서 첨예하게 부딪히면서 동북아 패권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반만년 역사는 크고 작은 무수한 전쟁으로 점철됐다. 현명하게 대응한 경우 전쟁의 참화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때로 전쟁의 위기를 국가의 발전과 성장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패권 경쟁에 잘못 대응한 경우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들었고, 망하기도 했다.

동북아 패권 경쟁의 주 전쟁터는 중국이었다. 모두 농경민족인 중국 한(漢)나라와 유목민족 간의 패권전쟁이었다.

거란(요)은 송을 공격해 베이징 일대인 연안 16주를 점령하면서 중국 북쪽을 지배했다.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는 송나라를 공격해 수도를 함락하고 황제를 포로로 잡으면서 한족인 남송의 영역을 중국 강남으로 축소했다.



이어 유목민족인 몽골인이 세운 원나라는 북쪽의 금과 남쪽의 남송을 멸하고 정복왕조 최초로 중국 전역을 지배했다. 원나라는 한족인 주원장의 명나라에 의해 몽골초원으로 밀려났으나 17세기 유목민족인 여진족의 청나라가 다시 중국 전역을 정복하고 통치했다.

약 2000년 동안 육지에서 벌어진 유목민족과 농경민족 간의 동북아 패권 경쟁이 20세기 들어 유목민족이 완전히 밀려나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고 농경민족인 중국 한족이 다시 차지하게 됐다.

동북아를 둘러싼 패권 경쟁에서 우리 조상들이 대처하는 방안에는 세 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현실중심형으로 이상보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순응하는 것으로 생존을 위해 자존심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둘째는 이상중심형으로 현실보다 이상을 중요시하는 방안으로 자존심을 살리는 대신 죽음까지도 각오하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우리 민족 스스로가 패권국가가 되고자 하는 패권추구형으로 고구려를 들 수 있다. 고구려의 패권 추구는 중국에서 유목 민족과 농경 민족의 패권 경쟁이 오랜 기간 지속되던 남북조 시대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농경 민족인 한(韓)족의 수나라와 당나라가 패권을 차지했을 때는 멸망했다.

반면 신라는 현실중심형이었다. 당이 영토에 대한 야욕을 보였을 때는 결연히 싸웠지만 그렇지 않았을 경우에는 당의 패권 질서에 순응했다.

몽고 침략 때 고려 무신정권은 이상중심형이었다. 최우는 당시 세계 최고의 제국 몽고의 패권 질서를 거부했다. 그 결과 30년 동안 몽고와의 전쟁으로 국토가 유린된 후 결국 항복했다.

조선시대 병자호란 때도 청나라 여진족을 오랑캐라 멸시하며 이상중심형으로 대응해 항복이 굴욕을 겪어야 했다.

북핵 문제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미·중 패권 경쟁에 대한 우리의 대응방식은 어떠해야 하는가?

북핵 문제에서는 CVID가 완전하게 이뤄지는 이상중심형 접근방식이 요청된다. 북핵 문제에서 CVID가 빠진 현실중심형 접근방식을 채택하면 잠시의 평화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핵을 머리에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 우리나라로서는 생존과 번영이 보장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 관해서는 현실중심형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생존과 미래를 위해서는 세계 패권 질서에 순응하는 것이 더 현명하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국제질서가 오늘날과 같이 요동치고 있는 것은 그 기저에 미국에 대한 중국의 패권 도전이 깔렸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우리 정부의 세계 패권 질서에 대한 보다 냉정하고 현명한 전망과 통찰력이 요청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4.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5.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1.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2.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5.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