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들이 심포지엄에서 '창작에서 공연까지'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
1부에서는 생산적인 연극화 과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은경 연극평론가는 모범적인 창작 플랫폼에 대한 조건을 발표했다. 이 평론가가 모범 사례로 소개한 창작플랫폼 운영기관은 두산아트센터다. 두산아트센터는 창작자에게 전문 PD가 제작 노하우를 제공하고 인적·물적 지원도 최소 3년간 지속하고 있다. 이 평론가는 "두산아트센터는 재정적 지원만 하는 게 아니라 창작 과정을 지원한다"며 "이런 창작플랫폼을 효율적으로 운용한 게 두산아트센터의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희곡 공모전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홍주영 연출가는 발표를 통해 공모 작품의 완성도와 열악한 제작 환경, 작품훼손 문제를 거론했다. 홍 연출가는 "공모전에서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이 선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부족한 완성도에 열악한 제작환경이 겹쳐 결국 작품이 훼손되는 구조를 보인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이시우 작가는 "작품을 쓸 때부터 공연 현실을 염두에 두는 바람에 제대로 상상력을 펼치지 못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미경 작가는 공모전 당선 작품이 공연되지 않는 현실을 꼬집었다. 이 작가는 "공모전에서 뽑혔는데도 공연 기회를 얻지 못한 적이 여러 번 있다"며 "어떤 단체든 공모전을 기획할 때는 실제 공연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부에서는 작품의 무대화 현황과 개선방안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사회를 맡은 김상열 교수는 희곡 공모전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바람직한 대안으로서 창작플랫폼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정미진 작가는 "3년간 지원과 같은 장기 지원도 필요하다"며 "연출가와 작가 등 각 창작 주체에 맞는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중세 작가는 "행정가들이 성과 지향적 행정을 할 게 아니라 독특한 개성을 가진 창작자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어 신작뿐만 아니라 재공연 작품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이은경 평론가는 "신작에만 투자할 것이 아니라 기존 작품 상연도 활성화시켜야 한다"며 "관객들은 검증된 작품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에 재공연 작품을 위한 플랫폼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미진 작가는 "작품이 1회성 공연에 그치는 것이 안타깝다"며 "작품이 공연을 통해 성숙되는 만큼 장기 공연을 가능케 하는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