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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아래 나무 그림자가 일렁이고 있다'는 문장에서 어색한 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우선 '아래'가 가로등이 뿌리를 박은 자리를 말한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너무 많이 쓰다보니 '일렁이고 있다'가 일본 번역 말씨임도 잊었다. '가로등 밑에 나무 그림자가 일렁인다'고 바꾸면 맞는 표현이다.
책이나 신문을 읽다보면 예문처럼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문장을 발견할 때가 있다. 무슨 이야기인지 알 것 같은데 문장이 어색하거나, 분명 읽었는데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없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눈치 채기조차 어려운 문장도 있다.
저자는 여러 책에서 알쏭달쏭한 글을 뽑아 분석해, 우리말 쓰기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글로 썼지만 얼개는 우리말답지 않거나 뜻을 바로 알기 어려운 한자말, 영어 또는 어긋난 말씨로 쓴 글이 주로 해당된다. 자신의 생각이나 글 뜻을 또렷이 밝힐 수 있게, 우리말 얼개에 맞춰 손보거나 알맞은 우리 낱말을 찾아 바꾸자고 권한다. 페이지를 넘기면 조미료처럼 길들여진 번역 표현에서 재료 본연의 맛 같은, 우리 글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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