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미 경제과학부 기자 |
올해는 '건설역사 70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지만, 건설인들은 '생존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거리로 나섰다. 최근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전국건설 관련 22개 단체 7000여 명이 참석한 대국민 호소대회가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렸다.
이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는 '공사비 부족' 때문이다.
적정한 공사비가 지급되지 못하면서 건설현장에서는 안전문제는 물론 임금 체불로 인한 고용악화가 초래되고 있고, 이로 인해 건설산업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이날 대회에서 건설단체들은 정부의 헐값 발주 개선, 적정 원가보상 등을 촉구하며 건설업계가 직면해 있는 어려움을 알렸다.
세계 주요국가의 ㎡당 건설비를 보면 미국 433만원, 일본 369만원, 싱가포르 211만원인데 비해 한국은 163만원 수준이다. 주요 선진국에 비하면 한국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건설업계 요지는 '제값 받고 제대로 공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부족한 공사비는 결국 건설현장 재해 등 안전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부실시공으로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고 안전사고 위험도 증가해, 그 피해는 시설을 이용하게 될 국민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공사비 부족도 문제지만 주요 국책사업에 대기업들의 지방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영향도 크다.
대전·충청권에서 이뤄지는 대규모공사 대부분을 대기업들이 수주해 가다 보니 지역 업체들이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충남의 경우 건설산업 활성화 지원조례를 통해 지역건설업체 하도급 참여율을 '60% 이상'으로 권장하고 있지만, 의무사항이 아니다 보니 전국 최하위권에 머무는 등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기업은 자사 협력업체 위주로 하도급을 주고 있어 지역업체는 보란 듯이 외면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부는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덮어놓고 줄이기보다는 적정한 공사비를 책정해 부실위험을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또 지자체는 지역기업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것을 기억하고, 지역업체 공사 참여율을 높여 나가도록 뒷받침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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