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선거문화 변화와 상전벽해(桑田碧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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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선거문화 변화와 상전벽해(桑田碧海)

양동길 / 시인, 수필가

  • 승인 2018-06-08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세상엔 변하지 말아야 할 것도 있지만, 늘 변화하고, 의도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것도 있습니다. 집단의식이나 개인생각 또한 다를 바 없습니다.

관광도 유행이 있나봅니다. 올해 벌써 이런저런 모임을 통해 선유도에 3번이나 다녀왔습니다. 2017년 12월 28일 고군산대로가 개통된 영향이라 생각합니다. 예전에도 간적이 있지요. 군산에서 배로 가기도 하고, 새만금 제방 공사 후, 고군산대교가 공사 중일 때, 선유도와 인접한 곳에서 배 타고 가보기도 하였습니다.

놀랍도록 접근성이 용이해졌지요. 갈 때마다 수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이더군요. 얻는 만큼 잃는 것이 있다 생각합니다. 배로 섬과 섬 사이 누비며 해상에서 보는 풍광도 일품이요, 자전거나 미니카로 세세히 섬을 돌아보는 낭만이 있었지요. 지금은 순환 버스나 가지고 온 승용차로 옮겨 다니며 관광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 보입니다. 도로 확장 공사도 한창입니다. 관광행태뿐만 아니라, 주민 생활환경과 방식도 급격히 변화되어가는 것으로 보이더군요.

바다 위 뱃길을 자동차로 달리자니 많은 생각이 스치더군요. 그야말로, 상전벽해, 벽해상전이지요. 선유도는 고려, 조선시대 수군 기지요, 무역 기항지였던 섬인데요, 원래 이름이 군산도(群山島)이었다가, 군산이란 이름이 육지로 옮겨가면서, 이름 앞에 고(古)자를 붙여 고군산군도가 되고, 지금은 주요 섬 모두 다리로 연결되어 육지화 되었습니다. 과거 죄인 유배처로 사용되기도 하였다는데, 귀양살이 하며, 망주봉에서 눈물 흘리던 옛사람이 상상이나 하였겠습니까?



명사십리
선유도 명사십리
자연에 대한 놀라운 인간의 횡포를 바라보며, 변하지 않는 것이 세상에 있기나 할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물론, 변하지 않는 것이 진리이듯, 끊임없는 변화라는 명제도 진리겠지요.

시공을 초월하여 인정할 수 있고, 변함없는 보편적인 것을 진리라 이릅니다. 삼라만상의 참된 이치이자 근원적 원리, 사실과 일치하거나 논리법칙에 부합되는 것, 또는 그 명제를 말하지요. 따라서 세상일이나 사물에 대한 어떠한 정의도 하나로 귀결되기는 쉽지 않겠지요. 본질이나 내포하는 모든 영역을 명백히 밝히고 규정하기 어렵습니다. 진리 또한 정의가 다양하지요. 인식의 범주에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몰랐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믿었던 보편적 진리가 무너지는 경우도 많이 있지요. 그러다보니, 사람의 생각, 지식, 견해 등에 상관없이 언제나 변함없는 정확한 사실을 진리라 하더군요. 다시 말해, 진리는 존재하되 뭐라 단정하기 어려운 것이지요. 진리를 추구하고 쫓는 과정이 역사요, 오류를 줄여나가려는 인류의 노력이 있을 뿐입니다.

인류의 행태에도 변함없는 것들이 많지요. 역사책을 뒤적이다 보면 문명의 발달과 관계없이 원초적 의식세계는 큰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바람직한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많은 성인과 선현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지요. 교육에서는 인간의 변화를 믿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달라지지 않아 보이지요. 사회에는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존재하지 않는다 합니다. 결국 우리는 선이 우위를 점하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런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삶입니다. 상전벽해 같은 큰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선거공보를 받아 보았습니다. 선거 때마다 출마자나 정당이 많은 공약을 쏟아냅니다. 출마자의 자세나 행태에 대해, 공약만큼이나 많은 주문이 있지요. 많은 훈수가 따르기도 합니다. 바람직한 선거문화, 매번 외치지만 변화가 쉽지 않습니다.

외람되지만, 출마자 철학 빈곤이 먼저 눈에 띕니다. 철학 결여, 잘못된 철학도 문제지만, 개인의 영달에 집착하는 사람이 공직에 앉으면 사회를 심하게 왜곡시키거나 퇴보시키고, 부정부패만 양산합니다. 철학과 아울러 원대한 포부, 희생과 봉사, 열정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출마자가 호가호위(狐假虎威) 하는 일도 선거판에 늘 있어 왔지요. 이번 선거는 특히 더 심한 것 같더군요. 무소신으로 봐야 할까요? 무능력으로 봐야 하나요? 이면도 봐야 하겠으나, 호가호위가 선택기준이 되어서도 안 되겠지요.

정책은 적어도 100년 대계는 생각해야 바람직하겠지요. 바로 다음 사람에게 부담이 되거나 곧 바로 사라질 정책을 정책이라 할 수 있나요. 사탕발림, 당근만 준비한 사람도 있고, 심지어 자신이 감당하려는 소임이 무엇인지 모르는 황당한 공약도 보이더군요.

우리는 시작부터 홍익인간弘益人間 정신으로 살아온 자랑스러운 민족입니다. 어떤 선택이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개인의 사소한 일도 웅숭깊은 기준에 근거하듯, 모든 정책 마련이나 선택의 판단기준도 보다 심오해야 합니다. 선택만큼이나 참여도 중요합니다. 선거문화, 변할 수 있습니다.

양동길 / 시인, 수필가

양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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