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뒤 6.25 전사자 묘비를 찾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나라를 위해 사랑하는 가족을 뒤로하고,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의 수다. 현충원부터 호국원 등 전국 10개 국립묘지를 모두 합한 안장자다. '428030,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로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는 일에 헌신한 모든 이들을 기리는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이 6일 국립대전현충원을 비롯한 전국에서 거행됐다.
국가보훈처 주관 아래 열린 추념식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주요 인사, 6·25 참전용사, 순직경찰·소방공무원 유족 등 1만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 1999년 김대중 정부 이후 19년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추념식에서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의 안내에 따라 무연고 묘역을 돌았다. 22살의 어린 나이에 6·25 전쟁 때 나라를 위해 청춘을 바친 고 김기억 육군 중사의 묘비 앞에서 참배했다.
추념식은 국민의례와 헌화·분향, 추념사, 국가유공자 증서 수여, 추념 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헌화와 분향이 이뤄지는 동시에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한 이들의 가족들은 살아생전 그들의 모습이 떠올리며 묘비 앞에서 한참이나 희생을 기렸다. 희생자를 위한 구슬픈 추모 헌시 낭독이 이어지자 몇몇 시민들은 옷 소매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자신을 대전현충원에 영면한 병사의 어머니라 소개한 이는 "부모에게 누구보다 잘하는 자식이었는데, 떠난 지가 몇 년이 지나도 아직도 그의 모습이 생생하다"며 "현충일을 단순히 노는 날이 아닌,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의 넋을 기리는 날로 시민들이 기억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국가유공자 증서 수여도 함께 진행됐다.
지난 4월 F-15K 전투기 훈련 임무 수행 후 기지 귀환 중 추락해 순직한 고 최필영 소령과 고 박기훈 대위, 아파트 9층에서 뛰어내리려던 시민을 구하려다 추락해 숨진 고 정연호 경위, 동물구조작업 중 트럭에 밀린 소방차에 치여 순직한 고 김신형 소방관의 가족이다. 또 추념식에서는 지난 3월 아산에서 동물 구조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차량 추돌 사고로 순직한 김신형 소방관과 김은영·문새미 소방관 임용 예정 교육생의 살아 생전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도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한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국가를 위해 희생했지만, 신분 때문에 차별하고, 억울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정부의 지침대로 소방공무원임용령을 개정한 덕에 순직이 인정됐고, 세 소방관의 묘비 제막식도 이날 함께 열렸다.
국립대전현충원 관계자는 "수많은 호국 영령을 기억하는 이날 추념식을 통해 많은 시민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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