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 |
최근 대전 중구 대흥동 도시공사 사무실에서 만난 유 사장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부터 연이어 굵직한 사업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강행군에도 지친 기색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활기가 넘쳤다. 그는 인터뷰 내내 도시공사 조직 안정과 사업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 사장에게 도시공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편집자 주>
-지난해 9월에 취임하셨으니 어느덧 8개월이 넘었다.
▲정말 빠른 것 같다. 지원서 작성과 인사청문회 등 생소하고 어려운 절차를 거쳐 취임했지만, 막상 사장으로 취임하고 나니 청문회보다 몇 배나 더 힘든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8개월이 지났는지도 잘 모를 정도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도시공사는 경영적 측면과 조직 문화적 측면 두 가지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거기에다 공기업으로서 마땅히 요구되는 시민의 신뢰 역시 추락한 상황이었다. 취임 전부터 주변에서 이런저런 우려 섞인 조언을 들었지만, 막상 내부에서 보니 더 심한 상태였다.
-노사 간에 신뢰는 회복됐나.
▲노사는 적당히 긴장된 관계를 유지하며 상호존중과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지금의 노사관계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외부에서 우리 공사 노조를 '강성'이라고 말하는데 사실 만나서 대화하면 오히려 경영진보다 사업 걱정을 더하고 작은 것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노력한다. 우리 공사에는 사무, 환경, 공무직 등 3개 노조가 있다. 농담처럼 "단체협상하다가 1년이 지나간다"고 말하지만, 내부에서 단합이 안된다면 어떻게 외부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가 있겠나. 원만한 노사관계를 위해 투입되는 노력과 시간을 경영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LH에서 오랜 기간 근무해서 공사경영에 도움도 많이 될 것 같다.
▲LH공사는 토지와 주택이라는 명확한 사업범위가 정해져 있는 반면 도시공사는 규모는 LH보다 작지만, 사업범위는 다양하다는 특징이 있다. 개발사업이나 도시재생 등 유사한 업무가 많아 도움이 된다.
-갑천친수구역 사업과 유성복합터미널은 도시공사뿐 아니라 대전 전체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현안인데 제대로 진행되는 것 같다.
▲대전시민의 오랜 숙원사업인 유성복합터미널은 지난달 21일에 민간사업자와 본 협약을 체결했다. 사업이 계획대로 잘 진행될 수 있는 각종 장치를 마련하고자 협상 과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이다. 비록 이행보증금 납부가 늦었지만,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고 사업자의 추진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함께 하기로 했다. 추진과정에서도 도시공사는 시민의 요구사항이 반영될 수 있도록 민간사업자와 협력해 나갈 것이다. 우선 토지보상이 마무리되면 10월에 부지조성공사를 착공할 예정이고 각종 행정절차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오피스텔 분양이 주(主)가 되고 터미널은 부(副)가 된 듯하다.
▲터미널 사업은 수익성보다는 공익적 성격이 강한 사업이다. 따라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복합시설로 조성해야 하고 이번 사업자인 KPIH측에서는 오피스텔을 사업계획에 포함시킨 것이다. 찬반이 갈릴 수 있지만, 지구단위계획이나 상위규정의 범위 안에 있다. 전체적인 도시미관 등을 고려한 건축물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협조해 나갈 생각이다.
-갑천친수구역도 본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 있나.
▲갑천친수구역은 사실상 대전의 마지막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다. 탁월한 입지와 환경 때문에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고 그 역작용으로 이런저런 논란이 생겨 상당 기간 지연됐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갑천의 소중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어떠한 양보나 타협도 없다. 친수구역 덕분에 세종시로의 인구유출을 막아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대가 높은 지역이다. 6월 말이나 7월초에 3블록을 분양하고 곧이어 1,2블록도 분양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지만 아직 가변적인 요소가 있어서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3블록의 고분양가, 투기과열 우려가 있다.
▲분양가는 원가계산을 마치고 주변 시세 등을 고려해서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다. 갑천의 청약과열은 그 이면을 생각해보면 지난 수년간 대전의 분양시장이 세종시 그늘에 가려 침체돼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물론 과열방지를 위해 자극적인 홍보문구의 사용을 자제하는 등 공기업으로서 지켜야 할 선은 지켜야 한다. 3블록이 과열돼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1,2블록 분양에 지장을 줄 수도 있어 매우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오월드 운영은 아직도 적자인가.
▲입장료가 처음부터 원가 이하로 책정됐고 시민들이 오월드를 공익시설로 인식하고 있어 요금인상도 쉽지 않다. 2002년 개원한 이래도 지금까지 2000만명 가까운 입장객을 유치했는데 수도권의 대규모 테마파크를 제외하면 한강 이남에서는 독보적인 시설이다. 전체 입장객의 2/3를 외지인으로 보고 어림잡아 계산해도 1500만명 가량의 외지인이 오월드를 구경하러 대전을 찾았다. 오고 가는 중에 많은 소비가 이뤄졌고 그게 다 지역경제도 보탬이 됐을 것이다. 대전시민들이 자녀들 데리고 전주로 용인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던 수고도 덜게 됐다. 단순히 오월드의 운영수지가 적자라고 깎아내릴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그렇다고 그냥 현상유지만 한다는 것은 아니고 올해부터 운영과 시설 면에서 종합적으로 개선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언론에서도 좋은 의견을 제시해 주면 반영하도록 하겠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갑천친수구역 사업 이후를 고민해야한다. 도시공사를 보면 주택 개발 업무, 오월드, 환경사업소, 3개의 업무를 하고 있다. 오월드와 환경사업소는 공공성이 강하다. 개발사업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갑천친수구역 이후에 먹거리가 없을 수도 있다. 미래전략팀을 새롭게 꾸려 도시개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장기적으로 대전시의 도시계획에 부합되는 사업들을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대전발전에 대한 의견은
▲대전은 갑작스런 팽창이 이루어지면서 원도심 침체, 지역 간 불균형, 신흥개발지구의 과밀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대두됐다. 임기 3년의 도시공사 사장이 대안을 마련하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만 개발사업의 주체인 대전시, 도시공사, LH공사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상설화해서 각 기관의 노하우와 정보를 공유하고 협조하는 체계를 구축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있다. 대담=박태구 사회부장·정리=이상문 기자 ubot1357@
대전도시공사는 지난달 3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홈 경기에서 '노사화합의 날 행사'를 가졌다. 사진은 이날 시구와 시타를 한 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좌)과 이용혁 노조위원장(우) 모습. |
●유영균 사장 프로필
▲1959년 대전 출생 ▲1978년 대전 보문고 졸업 ▲1984년 충남대 경제학과 졸업 ▲1985년 대한주택공사 입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보금자리계획처장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사관리처장 ▲한국토지주택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장 ▲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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