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는 경찰공무원을 희망하나, 지난 2016년과 2017년 경찰공무원 신규채용에서 약도 이외 색신이상자 응시가 제한돼 직업선택의 자유와 공무담임권을 침해당하고, 신체조건을 이유로 차별을 당했다는 이들의 진정을 접수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범인 추격과 검거 같은 경찰 업무 특성상 색을 구분하는 능력이 필수적이고, 순환근무체제에서 여러 분야 업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약도 이외 색신이상자의 응시 제한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결과, 경찰청 자체 색신이상자(강도 5명, 중도 3명) 대상 실험에서 중·강도 등급 기준에 따라 구분되는 일률적인 상태가 발견되지 않았고, 개인별로 측정결과가 상이하거나 색을 모두 구분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인권위는 지난 2009년과 2011년 기존 진정사건 결정에서 경찰 업무 중 정보통신분야처럼 색 구별 능력과 관련성이 적거나 없는 업무, 중도 색신이상자가 관련 자격증을 획득하거나 종사할 수 있는 업무가 있다는 것을 확인, 색신이상자 응시 제한 규정 개정을 두 차례에 걸쳐 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 경찰청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 판단 과정에서도 경찰은 입직 후 여러 분야에서 근무한다고 주장할 뿐, 색 구별이 필요한 수사 분야 등 특정 업무로의 순환근무 현황 및 실태 등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따라서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그동안의 결정과 판단을 달리할 증거자료 제시나 상황의 변화가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업무수행에 필요한 색신이상의 정도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약도 이외 색신이상자 채용기회를 전면 제한하는 행위는 헌법에 보장된 공무담임권을 침해하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신체조건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는 “경찰청장에게 업무 분야와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약도 이외의 색신이상자의 응시를 제한하고 있는 ‘경찰공무원 임용령 시행규칙’ 제34조 제7항 별표5의 신체조건 기준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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