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 채석강의 전경. 최고은 기자 |
피부에 와닿는 햇살이 뜨거웠다. 어느덧 올 한해도 두 계절이 지나 여름으로 접어들었다. 지난 주말 '방콕'하고 싶은 마음을 이기고 전북 부안 채석강에 다녀왔다.
채석강은 기묘한 모양의 해식절벽과 해식동굴이 장관을 이루는 변산반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다. 마치 책을 쌓아놓은 것처럼 층층이 다른 크기로 겹쳐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주변의 백사장과 맑은 물이 잘 어우러져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냈고 바다 멀리 보이는 해무에 가려진 섬은 운치 있었다.
탁 트인 이색적 풍광 앞에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추억을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나이 지긋하신 노부부가 환하게 웃으며 사진 찍는 장면도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917명에게 '스스로 쉼포족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묻자 39.5%가 '그렇다'고 답해 직장인 5명 중 2명은 쉬는 것을 포기할 정도로 고달프게 사는 '쉼포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은 '업무가 너무 많아서', '회사, 상사의 눈치가 보여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실적, 성과에 대한 압박 때문에' 등의 이유로 휴식을 포기했다. 심지어 '대신 일할 사람이 없어서', '회사, 상사의 눈치가 보여서', '동료들에게 피해가 갈 것 같아서', '다들 참고 일하는 분위기라서' 등의 이유로 몸이 아파도 참고 출근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쉼을 포기함으로써 누적된 피로로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그로 인해 건강이 나빠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업무 능률의 저하와 함께 우울증이 오기도 했으며 결국 이직과 퇴직을 고려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는 것이다.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마치 기계가 된 것처럼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잊어버린채 흘러가는대로 살아가기 십상이다. 잠시 인생의 이정표에 쉼표를 찍어보자. 그러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중요한 삶의 가치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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