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행장 |
하나은행은 탄원서 작성요령 양식까지 만들고 직원들에게 함 행장의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 작성을 요구했다.
하나은행 노조에 따르면 31일 오전 이 같은 제보가 일부 직원들을 통해 지부로 들어왔다.
도입, 본문 1·2, 맺음말 형식으로 이뤄져 있는 작성요령에는 탄원서에 들어갈 구체적인 내용까지 설명하고 있다.
본문1에는 '함영주 행장님의 상징성'에 대해 작성하라며 예시로 '시골 촌놈'이라는 별명을 직접 제시했고, 은행통합 과정에서의 헌신·기여 부분에서는 피인수 은행 출신으로 직원을 잘 이해하고 공정한 인사를 한다는 것을 예로 들기도 했다.
반드시 자필로 작성하고, 실명으로 서명을 해야하는데다 예시까지 있어 직원들이 심리적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오전에 일부 직원들로부터 제보가 들어와 진위를 파악 중이다. 직원들이 탄원서를 작성하도록 요구를 받은 사실은 맞다"며 "증거자료 등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고, 확보하더라도 은행자료라는 것이 모두 실명이 오픈되기 때문에 전부 공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마다 지점이 많은데 일부 지점의 과잉충성에서 비롯된 것인지, 본점에서부터 조직적으로 내려간 것인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 향후 사실관계가 더 드러나면 그때 추가로 이야기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함영주 행장은 2013년 1월부터 충청영업그룹 대표를 역임하다 2015년 9월 하나은행장으로 취임했다. 함 행장은 사외이사, 계열사 사장과 관련된 지원자들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으로 지난 30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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