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전에서 위험시설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유성구 한전 원자력연료에서 집진기가 폭발해 6명이 다쳤다. 지난 1월 20일에는 한국 원자력연구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위험시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대전 시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대전은 흔히 '재해 없는 편안한 도시'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 연이어 일어난 사고들로 대전이 얼마나 많은 위험시설이 있는지, 이런 사고가 발생할 경우 어떤 위험에 처할지 시민들의 걱정이 늘었다. 한전원자력연료나 원자력연구원의 사고에선 방사능 유출 가능성도 우려됐고, 이번 한화 대전공장은 화학 공장으로 유해 화학물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로 기자가 찾았을 때 사고 현장 주변에서는 매캐한 연기 냄새와 함께 가스 냄새가 퍼져있었다. 공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 역시 펑 소리와 함께 가스 냄새를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답답한 점은 이와 같은 위험시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시민들이 사고 경위와 2차 피해 등에 대해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화 대전공장은 국가 기밀시설이라는 이유로 사고 위치와 내용 등 경위를 알리기를 꺼려 했다. 현장 근처 조차도 접근할 수 없었고, 사고 설명을 위해 나온 관계자들마저 말을 아꼈다. 시설이 위치한 대전시에서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대전에 있다고 하더라도 국가 시설이기 때문에 중앙정부 소관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방사능 유출의 경우 대책 본부가 있다고는 했지만, 피폭 사실이 발견된 후에 가동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문가는 "국가 기밀 시설이더라도 위험한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경위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자로서도, 대전 시민으로서도 이번 한화 대전공장 사고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그 내용과 2차 피해 발생 가능성 등이 상세히 공개될 수 있길 바라본다. 사고로 희생된 근로자들의 명복을 빈다. 조경석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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