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은 인천남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
캄보디아에서 온 사람, 태국에서 온 사람, 베트남에서 온 사람이 모였다. 태국과 베트남 출신 여성은 우리센터와 8년의 끈끈한 인연을 갖고 있었다. 캄보디아 출신여성은 캄보디아 통역사의 소개로 왔다. 다들, 막연하게 어떤 것을 할 것이라고는 듣고 관심이 있었지만 확신도 없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름의 계획이랍시고 선 몇 개 그린 그림이 있는 흰 종이를 나누어 드렸다.
"보시다시피 딱히… 계획서가 없어요. 미리 말하긴 했지만… 그냥, 여러분들 친정 음식으로 장사를 했으면 좋겠다… 그 정도의 생각이에요."
모인 사람 모두 적잖이 당황한 눈치였다. 혹시라도 오해가 생길까 통번역지원사 들도 바쁘게 입술을 움직였다.
"돈도 후원금 20만원 밖에 없어요. 뭘 더 받을 생각도 아니에요. 그래서, 우리 오늘 이야기 하면서 정말 뭐하고 싶은지, 뭘 할 건지, 진짜 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할건지 같이 이야기 했으면 좋겠는데…"나름 고민을 하긴 했지만 무모해 보이는 내 모습이 부끄러워질 찰나. 베트남에서 오신 흐안(가명)씨가 말했다.
"저는 친정에서 엄마가 쌀국수 장사를 해요. 요리도 많이 좋아해요. 남편도 나이가 계속 많아지고… 해보고 싶어요."
두 시간 정도의 이야기 끝에 '한번 해보지 뭐.'로 결정 났다. 주 2회 만나기로 하고, 다음번에는 자기가 가장 잘하는 음식 1개씩 가져와보기로 했다.
그 뒤로 우린 너무 당연하게 만났다. 가져온 음식들을 나누어 먹으며 이름만 다를 뿐 서로의 나라에 같은 음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한국에서 재료는 어떻게 구했는지 알려줬다. 고민 끝에 드디어 첫 번째 레시피 도전으로 어떤 음식을 할지 결정이 났다.
가장 흔한 음식 쌀·국·.수
동네에서 가장 HOT한 시장으로 갔다. 다문화가족이 많이 살아서 고수나 향신료도 많다고 했다. 몇 가지의 재료, 생닭 2마리, 소뼈1KG, 돼지뼈 1KG, 약간의 고기를 샀다. 그리고, 엄마한테 전화도 해보고, 검색도 해보고, 기억을 더듬어가며 3종의 육수를 끓이기 시작했다. >>다음 회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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