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갑천의 정겨움과 대전 창업 생태계

  • 오피니언
  • 풍경소리

[풍경소리]갑천의 정겨움과 대전 창업 생태계

  • 승인 2018-05-28 11:05
  • 신문게재 2018-05-29 23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최종인
최종인 한밭대 기획처장.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장
주말 아침 엑스포 아파트에서부터 걸으며 바라본 갑천의 모습에서 풍성함과 평화로움을 느낀다. 천변 주위는 노란 꽃과 보라색 꽃들로 가득하고 물가엔 키 큰 새 한 마리가 도도하게 서 있다. 빠르게 흐르는 물속엔 꼬리를 출렁이며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들의 모습에서 힘을 느끼며 덩달아 걸음에 속도를 낸다. 100여m 넘어선 KTX가 연신 상하행을 반복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이에 질세라 자전거를 탄 이들의 속도 또한 높아진다. 한참 걷다가 쉬며 가득 펼쳐진 노란 꽃밭을 자세히 보니 그 안에 작은 벌들이 하나씩 앉아 있고, 하얀 나비들의 모습들도 보인다. 참 아름다운 갑천 생태계의 모습이다. 무엇하나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도 다양한 꽃들은 자연의 햇빛과 바람, 물, 온도에 몸을 맡기고 나비와 벌들의 움직임 속에 스스로 잘 자라고 있다.

이런 자연생태계 모습 속에서 창업생태계의 모습이 떠오른다. 창업생태계가 잘 자라려면 기술, 시장, 자금, 정책, 문화, 지원기관 그리고 인재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하다. 대전은 1973년 대덕연구단지가 설계되면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메카로서 자리 잡았다. 2005년 연구개발특구가 출범 후 전국 5개 특구에 만들어진 연구소기업은 10년 만에 600개를 넘었고, 대덕특구에만 232개(2018년 4월기준)가 생겨났다. 하지만 우수한 기술력만으로 대덕의 창업생태계가 완전한 것은 아니다. 가장 취약한 평가를 받는 것이 시장과 자금 문제다. 자금조달의 경우 대덕인베스트먼트와 카이트창업가재단,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이 자생적으로 생겨났지만 수도권에 비해 부족한 편이다. 창업문화 또한 위험에 대한 불안감으로 충분치 못하다. 최근 기업가정신이 강조되면서 지역 내 교수들과 연구원들이 창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한편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은 우수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생들이 벤처기업보다는 안정적인 공무원 시험에 눈길이 가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교육부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도전적 창업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제2차 대학창업교육 5개년 계획'(2018~2022)을 발표했다.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는 대학'이라는 비전하에 구체적으로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환경 조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업기반 조성', '대학을 거점으로 한 창업교육 강화' 등 세 가지 전략이 있다. 이 같은 전략이 실현되려면 실전 중심의 창업 교육과 지원이 대학과 지역사회에서 모두 필요하다. 특히 무수한 난관을 극복하고 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선배 창업가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우리 지역에는 코스닥에 상장한 성공기업가들과 벤처기업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1996년 출발한 대덕벤처협회(DIVA) 소속 기업가들이 많다. 이들의 시장, 기술, 자금 관련 경험이 보태진다면, 아름다운 갑천의 자연생태계의 모습처럼 대전의 창업생태계에 부족한 조각들이 조화롭게 채워지리라 생각해 본다.
최종인 한밭대 기획처장.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1.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2.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