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 한밭대 기획처장.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장 |
이런 자연생태계 모습 속에서 창업생태계의 모습이 떠오른다. 창업생태계가 잘 자라려면 기술, 시장, 자금, 정책, 문화, 지원기관 그리고 인재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하다. 대전은 1973년 대덕연구단지가 설계되면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메카로서 자리 잡았다. 2005년 연구개발특구가 출범 후 전국 5개 특구에 만들어진 연구소기업은 10년 만에 600개를 넘었고, 대덕특구에만 232개(2018년 4월기준)가 생겨났다. 하지만 우수한 기술력만으로 대덕의 창업생태계가 완전한 것은 아니다. 가장 취약한 평가를 받는 것이 시장과 자금 문제다. 자금조달의 경우 대덕인베스트먼트와 카이트창업가재단,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이 자생적으로 생겨났지만 수도권에 비해 부족한 편이다. 창업문화 또한 위험에 대한 불안감으로 충분치 못하다. 최근 기업가정신이 강조되면서 지역 내 교수들과 연구원들이 창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한편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은 우수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생들이 벤처기업보다는 안정적인 공무원 시험에 눈길이 가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교육부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도전적 창업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제2차 대학창업교육 5개년 계획'(2018~2022)을 발표했다.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는 대학'이라는 비전하에 구체적으로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환경 조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업기반 조성', '대학을 거점으로 한 창업교육 강화' 등 세 가지 전략이 있다. 이 같은 전략이 실현되려면 실전 중심의 창업 교육과 지원이 대학과 지역사회에서 모두 필요하다. 특히 무수한 난관을 극복하고 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선배 창업가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우리 지역에는 코스닥에 상장한 성공기업가들과 벤처기업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1996년 출발한 대덕벤처협회(DIVA) 소속 기업가들이 많다. 이들의 시장, 기술, 자금 관련 경험이 보태진다면, 아름다운 갑천의 자연생태계의 모습처럼 대전의 창업생태계에 부족한 조각들이 조화롭게 채워지리라 생각해 본다.
최종인 한밭대 기획처장.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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