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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현대건설이 조합원 접대 및 선물비용을 위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별도로 책정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중 실제 집행된 액수가 얼마인지 선물이 어떤 형태로 전달됐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대전 서구 도마·변동 3구역 시공권 경쟁에서 GS건설·포스코건설과 함께 '미라클 사업단'을 구성해 지역 업체인 금성백조주택을 제치고 사업을 수주했다. 경쟁과정에서 대형건설사의 경우 경로당 살림을 전담하는 상주직원을 둘 정도로 수주에 공을 들였다.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대전이 소위 '돈이 되는 지역'으로 평가를 받으면서 외지의 대형 건설사들이 앞다퉈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시공사가 선정된 사업장이 19곳에 달하고, 지난해에만 9곳이 선정됐을 정도다.
때문에 이번 금품살포 의혹 수사가 전국적으로 확대될 경우 대전도 예외일 순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비업체 관계자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입지 좋은 재개발구역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홍보비만 수십억에서 많게는 100억까지 든다는 말도 있다"고 한다.
조합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들어가는 홍보비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현재 지역 내에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곳으로는 도마·변동 9구역(서구)이 내달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 계획이고, 대흥 4구역(중구)은 지난 24일 현장설명회를 마쳤다.
일부 지역은 조합설립 전부터 건설사들이 주민들을 만나며 홍보활동에 나서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경로당 직원배치는 물론 조합설립 축하 현수막, 사업현장 버스투어 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수주하려면 회사를 알리기 위한 홍보요원(OS) 고용 등의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다만 "천문학적으로 투입된 홍보비가 나중에는 사업비와 직결될 수도 있다는 것을 조합원들이 알아야 한다"고 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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