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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는 대기업의 광폭 행보가 자칫 골목상권의 경쟁력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시각도 적지 않다.
최근 대기업들은 전국 유통망을 통해 반려동물과 관련된 식품과 의류, 미용과 숙박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숍으로 전사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 생활용품 자주(JAJU)는 5월 초 반려동물 용품 ‘자주 펫’을 처음 선보였다. 사료를 천천히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부 돌출형 식기와 강아지 목줄에 걸 수 잇는 배변 봉투 세트로 차별화된 아이디어 상품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마트는 분양과 미용,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몰리스펫샵’을 전국 35개 매장에서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반려동물 전문 컨설팅 매장 ‘집사(ZIPSA)’를 오픈했다. 펫 컨설턴트가 상주하는 이곳은 반려동물의 특성에 맞는 상품과 산책 대행, 펫 푸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편의점도 펫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표적으로 CU는 반려동물 용품 ‘하울고’를 론칭했고, 빙그레와 KGC인삼공사, 동원F&B, 풀무원 등 식품업계도 반려동물 친환경 사료를 선보였다.
대기업이 유통망과 아이디어, 전문인력으로 승부를 걸어오자 골목상권은 전통시장의 사례처럼 경영악화와 경쟁력에 대한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반려시장의 지속성은 ‘단골손님’이다. 거리상으로 가깝고, 반려동물에 대한 꾸준한 이해가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골목상권은 생존해 왔다.
하지만 대기업의 맞춤형 전략은 자칫 단골손님까지 이탈시킬 수 있다는 우려감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골목상권보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한발 앞선 유통 마케팅에 대항할 특별한 전략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진출로 피해를 입은 분야는 많다. 대표적으로 전통시장과 베이커리다. 지역마다 대형유통 업체인 SSM이 생겨나면서 전통시장은 활력을 잃었고, 노른자 상권으로 대기업 베이커리 브랜드가 포진하면서 골목상권의 대표적인 손맛이었던 개인 빵집도 타격을 입었다.
반려동물협회는 작년 10월 유통 대기업의 반려동물 산업 진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으나, 대기업의 진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려동물 업계 관계자는 “자생적으로 노력해서 일궈놓은 지역의 반려산업이 대기업에 잠식돼 몰락할 우려가 크다”며 “상생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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