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실천여성회 판 공동대표 |
여전히 외모, 피부색, 언어, 종교 등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경계하고 차별의 날을 세우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볼 일이다. 소위 선주민(이주민에 비해 먼저 이곳에 정착하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으로 이 땅을 찾은 이주민(노동이주자, 혼인이주자, 난민, 유학생 등)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할까? 그들은 우리에게, 혹은 이 나라에 먼저 용기 내어 다가온 이들이다. 여러 두려움과 불안을 뒤로 한 채 보다 나은 꿈과 행복을 찾아 낯선 곳을 선택하고 자신의 집과 나라를 떠나온 이들이다. 우리는 세계 경제의 흐름 속에 이주를 경제생태계의 약육강식 논리로 우리보다 부유한 나라에서 왔는지의 여부에 따라 이들의 선택과 용기를 달리 평가한다. '다문화'라는 단어만 보더라도 세계화, 서구화와는 다른 이미지를 양산한다. 우리가 주목할 지점은 그러한 차이(다름)에서 권력이 작동하며 차별을 정당화한다는 사실이다.
이제 우리는 다르다고 외면하고 배제할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없는, 혹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값싼 노동력과 대를 이어줄 대상으로 타자화 시킬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에 없어서는 안되는 주요구성원으로 진심을 다해 이들을 대해야 할 것이다. 그들을 통해 세계는 우리 사회를 주목할 것이고 다문화감수성을 더 단련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국제사회로부터 외면당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양성평등기금으로 실천여성회 판에서는 "공존과 평등을 위한 인식개선교육"을 진행한다.(5월25일-6월29일 매주 금. 6회기)
인식의 전환은 가만히 다가오지 않는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날 때 병아리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함께 쪼아야 한다는 뜻의 사자성어, 줄탁동시를 기억하자. 선주민과 이주민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움으로 전지구적 공동체에 대한 의식은 확대될 것이다. 평화로운 공존과 평등한 사회를 이루는 파트너, 협력자로 서로를 바라보자. 보다 안전하고 살 만한 세상이라는 걸 누구나 경험하게 할 책임에서 자유로울 이는 아무도 없다.
최은영 실천여성회 판 공동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