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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최단 기간, 최다 문학상 '수상자'인 장강명은 문학 이외에 대기업, 건설회사, 언론사 입사 경험이 있는 '합격자'이기도 하다. 지금의 장강명이라는 작가를 만든 건 그 많은 당선과 합격의 영향이 클 것이다. 그런 그가 바라본 공모전과 입사 공채의 메커니즘은 어땠을까.
장강명이 펴낸 첫 르포르타주 '당선, 합격, 계급'은 문학공모전이라는 제도와 공개채용이라는 제도를 밀착 취재, 사회가 사람을 발탁하는 입시-공채 시스템의 기원과 한계를 분석하고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불합리를 고발하는 논픽션이다. 장강명은 한국 경제가 모방과 추격의 시대 이후 고전하고 있는 이유를 과거시험과 신춘문예, 그리고 공채를 관통하는 경직된 방식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제도적 한계에서 찾아본다. 장원급제, 대학 입시, 대기업 입사처럼 '통과'하는 한국의 공채 문화는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된 시스템이다. 그 문만 들어서면 그 전과는 다른 '신분'의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이 시스템은 견고한 벽이 되어 한국사회를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으로 가른다. 간판에 대한 집착, 서열 문화와 관료주의는 더욱 굳어진다.
기자 출신 답게 발로 뛰어 취재한 문학 공모전과 공채 시스템을 통해 작가는 여러 비판에도 공모전이 왜 유지되는지, 이 시스템을 바꿀 가능성은 무엇일지 묻고 답하기 시작한다. 처음 어떤 곳에 취직하느냐가 평생을 좌우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가 어떻게 나서야 할까? 작가는 실현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직접 그 효과를 실험해 본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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