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혐오하는 남자에게 얹혀살며 전 연인을 잊지 못하던 한 여자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면서 겪게 되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 로맨스릴러 ‘이름없는 새’(감독 시라이시 카즈야)가 더럽고 불결한 외모의 남자 주인공 ‘진지’(아베 사다오)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여느 로맨스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말 그대로 ‘더러운’ 외모와 불결함이 가득한 ‘이름없는 새’의 남자 주인공 ‘진지’를 연기한 아베 사다오가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이름없는 새’는 누마타마호카루의소설 <그녀가그이름을알지못하는새들>을 원작으로 8년 전 헤어진 남자를 잊지 못한 채 자신을 사랑하는 혐오스러운 남자 ‘진지’의 집에 얹혀살고 있는 여자 ‘토와코’가 새로운 남자에게 빠지게 되면서 겪는 미스터리한 사건과 비밀을 그려낸 작품이다.
거친 건축 현장에서 일하는 ‘진지’는 항상 검은 자국으로 가득한 얼굴과 정리되지 않고 헝클어진 머리를 유지한다. 식사를 하는 도중에도 입에 손을 넣어 흔들리는 이를 뽑거나 주변에 떨어진 음식 부스러기를 주워 먹기도 하고, 양말을 벗어 내던진다.
이러한 불결한 모습 때문에 ‘토와코’는 ‘진지’의 집에 얹혀 살면서도 항상 그를 혐오한다. 그러나 누구보다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하며 더러운 겉모습과는 전혀 다른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을 지닌 반전 캐릭터로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진지’라는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연기한 아베 사다오는 1992년 연극계에 데뷔해 지금은 연극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까지 종횡무진하고 있는 배우이다.
국내에서도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영화 <기생수>에서 주인공의 오른팔에 기생하고 있는 생물인 ‘오른쪽이’를 맡아 목소리뿐만 아니라 모션 캡쳐를 통한 움직임까지 직접 연기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처럼 아베 사다오는 강렬한 매력의 캐릭터들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멀티 플레이어이자 자신만의 캐릭터로 소화하는 개성파 배우이며, “그가 나오는 영화에는 꽝이 없다”라는 평까지 받고 있다.
‘이름없는 새’의 감독 시라이시 카즈야에게 ‘연기 기계’라는 극찬까지 받은 바 있는 아베 사다오는 ‘진지’를 연기하며 대사 추가나 변경이 잇따르는 격동의 촬영 현장 속에서도 오히려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해갔다.
그는 이 역할을 통해 “마냥 더러운 인물만으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를 통해 사랑받는 캐릭터를 만들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히며 불결한 외모 속에 숨겨진 순수함과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했다.
한편, 아베 사다오는 ‘이름없는 새’에서 보여준 뛰어난 연기력으로 제60회 블루 리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는 한 여자와 그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로맨스릴러 ‘이름없는 새’는 오는 6월 개봉한다.
사진 : ㈜에이원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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